- 2013년작이라고 하고 무려 국내 극장 개봉작입니다? ㅋㅋ 런닝타임은 89분. 스포일러는 없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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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장 개봉의 증거! 그리고 카피는 언제나 그렇듯 거짓말!!)



 - 한 여자가 차에서 통화를 하고 있습니다. 별 영양가 없는 얘길 한참 주고 받는 와중에 파삭. 하고 핸드폰 액정이 깨져버려요. 통화 중에 이게 뭐꼬... 하고 차에서 내려 어떤 집으로 들어가 보면 여자의 친구들이 모여 왁자지껄 떠들고 있죠. 연중 행사로 모여서 파티를 여는 오랜 친구들인가 봐요. 나름 히스토리가 있는 이 친구들 관계에 대한 이런저런 정보들이 들어 있는 수다를 한참 보다 보면 혜성 얘기가 나와요. 100년만에 지구를 찾는 혜성인데 근접했을 때 지구에 괴상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느니... 하는 통에 앗! 하고 정전이 되네요. 모두 집 밖으로 나왔는데 근방이 모두 컴컴하고, 두 블럭 정도 떨어진 한 집에서만 불빛이 보이는군요. 마침 멤버들 중 급하게 전화를 쓸 일이 생긴 남자 하나가 친구 하나를 데리고 그 집을 향했는데. 한참 뒤에 돌아온 그 두 사람은 어딘가 이상하고. 또 이 사람들이 쌩뚱맞게 상자 하나를 집어 왔는데 그걸 열어보니 그 안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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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 주인공은 접니다!!!)



 - 굉장히 저렴하게 만든 티가 나는 영화라는 얘길 먼저 해야겠군요. 영상이 뭔가 좀 홈비디오 느낌이랄까 그래요. 해상도는 높은데 어딘지 모르게 아마추어들 장비로 찍은 느낌이 나는, 그런 거 있잖아요. 셋트 하나 없이 집 한 채에서 거의 다 찍어 버리다 보니 한계가 있었는지 런닝타임의 거의 절반 혹은 그 이상이 클로즈업이라 영화를 다 보고 나도 그 집이 어떤 구조였는지도 잘 모르겠구요. ㅋㅋ 가끔 어두운 곳으로 가면 저엉말 어두워서 뭐가 잘 보이지도 않고 그럽니다. 또 시작부터 끝까지 내내 헬드 핸드로 찍었는데, 그게 처음에 말한 홈비디오 느낌과 합쳐지면 파운드 푸티지 아닌 파운드 푸티지 삘도 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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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작부터 끝까지 요 여덟명과 요 집만 나옵니다! ㅋㅋ 덤으로 이 중엔 사실 꽤 유명한 분이 한 분 숨어 있으니 찾아보시길)



 - 그런데 그게 나쁘지 않습니다. 그걸 마치 일부러 선택한 스타일인양 영화 분위기와 연출에 잘 녹여내거든요. 클로즈업이 많아서 화면 안에 주인공들 얼굴 빼면 정보가 부족해지는 것도, 시종일관 살짝살짝 흔들리는 카메라도, 극중 조명만 꺼지만 어두컴컴해져버려서 뭐가 잘 안 보이는 화면도, 모두 주인공들의 처지와 어울려요. 시작부터 끝까지 자기들이 처한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통제하지 못하며 혼란의 도가니 속에 파닥거리는 주인공들 심정에 더 몰입하게 해준달까요. "우리가 돈이 없지 센스가 없냐!"라는 환청이 들리는 기분이 드는, 부족한 여건을 센스로 극복하려는 제작진의 노력이 느껴지는 부분이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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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두우니까 어두운 게 당연하지!!!!)



 - 스토리는 뭐랄까... 사실 웃음이 나오는 부분이 좀 있습니다.


 도입부에서 혜성 이야길 하며 이러쿵 저러쿵 분위기 잡고, 또 좀 SF스럽게 이야길 만들어 보려는 부분들이 대체로 좀 어설퍼요. 결국 '이게 다 혜성 때문이다!'라는 거거든요. 근데 무슨 대단한 음모론을 얘기할 것처럼 폼 잡고 꺼내는 얘기가 기껏 퉁구스카 대폭발 얘기라든가, (그나마 사실 관계가 틀리게 말합니다 ㅋㅋ)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밑도 끝도 없이 대단한 전문 지식처럼 튀어나오는 게 슈뢰딩거의 고양이 얘기라든가... 하하. 게다가 여기 모인 여덟명은 한 명이 이런 얘길 하면 다들 태어나서 그 얘길 처음 듣는 사람들처럼 놀라고 심각해지고 그래요. 다들 SF와 미스테리를 싫어하는 캐릭터들이었던 듯. 


 암튼 저런 부분들로 대충 분위기를 잡아 놓고 이후로는 '그냥 그런 셈 쳐주실 거죠?'하고 본론에 들어가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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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격 SF인 척하는 버전의 사기 포스터.)



 - 그 본론 부분이 기대보다 썩 그럴싸하고 좋았습니다.

 어차피 번역제로 셀프 스포일러를 하고 있고, 또 vod에 박혀 있는 작품 설명용 시놉시스만 봐도 다 알 수 있는 부분이니까 딱 거기까지만 얘길 하자면. 결국 그놈의 혜성 때문에 이 양반들이 자기들과 똑같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겁니다. 불 켜져 있던 두 블럭 밖의 그 집이 주인공들이 모인 집이랑 같은 집이고, 거기 모인 사람들도 모두 주인공들과 같은 사람들인 거에요. 생각만 같아선 '어익후 이런 신기한 일이!! 우리 이것도 인연인데 8 x 2로 쌍쌍(?) 파티나 해 볼까요!' 하는 유쾌 코미디로 가도 좋았겠지만 우리의 주인공들은 작가님의 지휘 아래 곧바로 겁에 질려 어찌해야할지 모르겠어요! 모드가 되어서 내내 초긴장 상태이기 때문에 영화는 호러가 됩니다.


 일단 '신체강탈자들' 느낌이 좀 나요. 극중에서 이런저런 이유로 사람들이 집을 들락날락하게 되는데, 나갈 땐 괜찮은데 돌아온 후엔 이 놈이 우리랑 같이 있던 그 놈인지 아닌지 영 의심이 갈 수밖에 없고 그런 걸 이용해서 긴장감을 만들어 내거든요. 사실 이것만 가지곤 좀 약했겠지만 도입부에 들고 온 정체불명의 상자 내용물들이 관객들에게 과제처럼 던져진 미스테리로 작용하면서 계속 흥미를 유지시켜 주고요. 도입부에 별 무의미하게 늘어 놓았던 수다들이 인물 관계에 떡밥이 되면서 또 긴장감을 유발해주고요. 그러다가 결국 준비된 떡밥들의 약발이 떨어질 때 쯤에는 처음 설정을 확대 강화하면서 보는 사람 뇌가 꼬이게 만드는 혼돈의 도가니 속으로 달려갑니다. 그리고 그마저도 대충 익숙해졌다 싶을 때쯤에 미리 준비된 소박한 한 방으로 반전 같은 느낌을 준 후에 깔끔하게 끝을 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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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딱히 올릴만한 짤이 없어서 올리는 다른 버전의 포스터. 모두 영화 속에서 나름 중요하거나 중요한 척하는 소품들입니다.)



 - 그러니까 뭐랄까. 나름 재밌지만 따지고 보면 별 거 아닌 떡밥들 서너개를 갖고 굴리는 이야기인데, 호흡과 타이밍이 썩 괜찮았습니다. 하나 약빨 떨어질 때쯤에 적절하게 다음 것. 그 다음 것. 그 다음 것... 이렇게 떡밥 넘겨가며 런닝타임 내내 긴장감을 유지하는 솜씨가 좋더라구요. 클라이맥스에서 주인공이 보여주는 선택 역시 대단할 건 아니지만 타이밍상 살짝 의표를 찔리는 느낌이라 괜찮았구요. 그 후 반전의 반전 식으로 깔끔하게 맺어주는 마지막 장면도 좋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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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시 올릴 것이 없어서 또 올려보는 주인공 배우님 미모 짤.)



 - 대충 정리하자면... 뭐 이런 류의 영화들을 보고 제가 늘 하는 얘기들의 반복이겠습니다만.

 저렴한 퀄리티를 작품의 분위기이자 특색으로 승화 시키며 소박한 아이디어 하나로 승부하는 웰메이드 '인디' 호러였습니다.

 되게 무섭거나 자극적인 건 없구요. 그냥 '상황 참 골 때리네 ㅋㅋㅋㅋ' 이러면서 살짝 악몽스런 분위기를 즐기는 영화였어요.

 마지막 말도 여전히 우려먹기로, '환상특급' 시리즈의 살짝 사악한 악몽류 스토리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재밌게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이런 스타일의 듣보 호러(...)들 즐기는 분들이라면 대충 어떤 느낌인지 다 아실 것 같구요. 그런 류의 영화들 안 즐기시는 분들이라면 그냥 멀리하시면 되구요.

 물론 전 재밌게 봤습니다. 추천해주신 dora님 감사해요. 




 + 아래 dora님이 먼저 올려주신 관련 글에 댓글로 나왔던 얘기지만, 주연 배우님의 미모가 상당히 눈에 띕니다. ㅋㅋ 아니 뭐 막 엄청나고 눈부시고 그런 정도까진 아닌데, 앞서 말씀드렸듯이 워낙 클로즈업이 잦은 영화이다 보니 그런 생각을 더 자주 하게 되었던 듯.

 근데 딱히 기억할만한 작품에서 기억할만한 역을 하신 경력은 거의 전무하다시피 하시고. 필모를 검색하다 보니 인상적인 건 CSI를 라스베가스, 뉴욕, 마이애미까지 3관왕으로 출연하셨더라구요. 물론 다 에피소드 하나짜리 단역이었지만요. 



 ++ 중간에 올렸던 짤 설명으로 한 번 찾아보시라 했던 유명 배우님... 의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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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짠! ㅋㅋㅋ 아이고 사라 미셸 갤러 완전 아기 같은 거 보세요... ㅠㅜ

 암튼 여기서 맨 왼쪽, 잰더 역할 배우님이 이 영화에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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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기 경력 30년차 되는 분 치곤 출연작이 많진 않은 편이네요. 뭐 그래도 잰더 시절에 바짝 버셨을 테니 걱정은 안 되구요. 나이는 이제 50이 넘으셨네요.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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