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조 (2017)

2017.01.12 12:54

DJUNA 조회 수:2579


[공조]의 이야기를 끌어가고 있는 맥거핀은 북한에서 만든 슈퍼 노트 동판입니다. 이걸 김주혁이 연기하는 차기성이라는 북한 장교가 훔쳤어요. 그러는 동안 사람들을 많이 죽였는데, 그 중엔 현빈이 연기하는 임철령이라는 형사의 아내가 있었던 것입니다. 이런 이야기가 그렇듯 아내는 임신 중이었고... 아, 싫습니다. 이런 설정.

하여간 간신히 살아남은 임철령은 고위급 회담 수행원으로 서울에 내려갑니다. 그의 공식적인 임무는 남한 경찰과 공조수사해서 차기성을 체포하는 것. 하지만 진짜 임무는 어떻게든 슈퍼 노트 동판을 회수하는 것이죠. 그게 어려우면 파괴하고. 여기에 파트너로 들어오는 것이 유해진이 연기하는 강진태입니다.

몇 년 전 유행했던 북한에서 온 인간병기 장르입니다. 왜 이걸 그렇게 좋아하는지 모르겠어요. 북한에 가면 '남자다운 남자'가 있을 거라는 믿음, 남한이 그 토양을 망쳤다는 피해의식 때문인지. 하여간 임철령이 물에 젖은 두루마리 휴지로 잔챙이 악당들을 일당백으로 두들겨 패는 걸 보면 이 영화를 만든 사람들의 판타지가 여기에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영화는 버디물이기 때문에 남한 경찰의 비중이 크고 둘의 관계도 중요합니다. 단지 별 이야기는 없죠. 모든 게 딱 예상가능한 방향으로 흐릅니다. 남북한 소재 영화를 다루는 영화에는 예의차리면서 잘 건드리지 않으려는 영역이 있는데, 이 영화도 그렇습니다. 그 근처에 가면 대사나 캐릭터, 액션이 모두 밋밋해져버리죠. 무리하지 않고 좋게 끝내려는 티가 나는 거죠. 이 무난하고 무난한 각본을 어떻게든 커버하는 건 대부분 배우들이에요.

스턴트의 질은 좋습니다. 하지만 후반부는 지나치게 늘어지는 구석이 있습니다. 감독도 아는 것 같더라고요. 하긴 아닌 것 같으면서 그래도 해야할 것 같은 때가 있습니다. 왜 모르겠어요. 아무리 맥거핀이라지만 슈퍼 노트를 다루는 사람들의 태도가 너무 건성이라 신경이 쓰일 때가 있습니다. 다들 상황의 중요성을 모르는 거 같아요.

[공조]는 딱 윤제균이 제작한 아재 영화입니다. 단 1초도 거기서 넘어갈 생각이 없죠. 물론 관객들의 기대치도 딱 그 정도일 테니 별 문제는 안 되겠지만 그래도 보면서 갑갑함이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17/01/12)

★★☆

기타등등
이 영화의 여자들은 대부분 살해당하거나 인질이 되거나 한줌의 농담. 그래도 발성은 여자배우들이 더 좋습니다. 이 영화의 터프가이들은 다들 저음으로 웅얼거리기 때문에. 장영남과 임윤아가 나오는 장면에서는 귀가 쨍하고 뚫리는 기분이죠.


감독: 김성훈, 배우: 현빈, 유해진, 김주혁, 장영남, 임윤아, 이동휘, 이해영, 이이경, 다른 제목: Confidential Assignment

IMDb http://www.imdb.com/title/tt5606538/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detail.nhn?code=142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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