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메어 시네마 Nightmare Cinema (2019)

2019.07.23 23:10

DJUNA 조회 수:2398


[나이트메어 시네마]를 보고 왔습니다. 믹 개리스가 기획한 앤솔로지 호러 영화예요. 개리스는 브리지와 마지막 에피소드를 감독했고요. 앤솔로지 영화들이 대부분 그렇듯 질이 들쑥날쑥합니다.

제목과 포스터만 봐도 알 수 있지만 영화관이 배경입니다. 극장 앞을 지나치던 행인이 극장에 자기 이름이 있는 걸 보고 안에 들어오면 미키 루크가 연기하는 영사기사가, 그 행인이 주연배우인 영화를 틀어줍니다. 루크가 미남 배우로 명성을 떨치던 80년대를 기억하는 저에게 대놓고 추남 괴물로 나오는 이 배우의 얼굴을 보는 건 좀 슬픈 일이더라고요. 그리고 그와 별도로 이 이야기는 제가 좋아하는 낡은 영화관이라는 공간을 제공해주는 것을 제외하면 별 의미가 없는 거 같습니다.

첫 에피소드인 알레한드로 브루게스의 "The Thing in the Woods"는 제가 가장 재미있게 본 영화입니다. 영화는 80년대 슬래셔 영화의 후반부처럼 시작됩니다. 피투성이가 된 여자주인공이 용접공처럼 입은 연쇄살인마에게 쫓기고 있습니다. 여기서 80년대식 특수 분장을 쓴 온갖 신체 손상과 폭력이 벌어지고 사람들이 죽어나갑니다. 그런데 에피소드가 중반을 넘기면 영화는 회상을 통해 다른 서브 장르로 옮겨갑니다. 둘 다 클리셰이긴 해요. 하지만 붙여놓으니까 시너지가 생기고 꽤 난폭하게 즐겁습니다. 이 앤솔로지에서 가장 스토리가 분명한 작품이기도 하고요.

조 단테의 "Mirari"는 성형외과가 배경인 신체 손상 호러입니다. 여자주인공은 약혼을 앞두고 약혼자의 엄마도 단골이라는 성형외과에서 어렸을 때 교통사고를 당해 생긴 상처를 없애려 합니다. 하지만 그 병원에서는 무언가 수상쩍은 일이 일어나고 있죠. 영화는 성형외과에 대한 대중의 공포심을 이해하고 있고 이를 적극적으로 호러를 만드는 데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내용이 없어요. 결말에 이르면 "겨우 여기에 가려고 그 고생을 한 거야?"라는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기타무라 류헤이의 "Mashit"은 가톨릭 호러입니다. 가톨릭 기숙학교 학생들의 몸에 악귀가 들어가고 그 학교 신부와 수녀가 맞서 싸운다는 내용이죠. 온갖 가톨릭 소재 호러의 재료들이 총동원되는데, 이것도 사실 별 내용이 없는 영화입니다. 클리셰만 있는데, 여기에 난폭한 살육이 들어가죠. 그리고 전 아이들이 가톨릭 신부를 난도질하는 건 즐겁게 보지만 그 반대는 별로입니다.

데이빗 슬레이드의 "This Way To Egress"는 이 영화에서 가장 실험적인 작품입니다. 앞의 영화들이 호러 폭력에 집중하고 있다면 이 영화는 심리 호러이고 좀 아트하우스 영화예요. 심지어 흑백. 정신적으로 붕괴되는 여자의 어두운 내면이 그로테스크한 환각으로 변형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어요. 가장 재미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이 앤솔로지에서 예술적 성취도가 가장 높은 작품을 고르라면 이걸 뽑아야죠.

믹 개리스의 "Dead"는 정체불명의 괴한에게 부모를 잃고 자신도 총에 맞았다가 깨어난 피아노 신동이 주인공입니다. 아이는 병원에서 깨어난 뒤 죽은 사람들을 보게 되고 비슷한 능력을 갖게 된 친구를 만나게 됩니다. 그런데 그 괴한이 아이를 마저 처리하기 위해 병원에 침입해요. 아이는 자신을 죽이려는 살인마와 자기를 데리고 가려는 죽은 엄마의 유령 모두와 맞서야 합니다. 서스펜스의 강도는 상당한 편입니다. 하지만 아이디어와 이야기가 좀 잡다한 구석이 있어요. (19/07/23)

★★☆

기타등등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에서 상영한 작품이죠. 딱 그 영화제스러운 영화이기도 하고요. 보면서 아직 영화제가 끝나지 않은 거 같다는 착각이 들었어요.


감독: Alejandro Brugués, Joe Dante, Mick Garris, Ryûhei Kitamura, David Slade, 배우: Mickey Rourke, Richard Chamberlain, Elizabeth Reaser, Annabeth Gish, Faly Rakotohavana, Adam Godley, Orson Chaplin, Eric Nelsen, Kevin Fonteyne, Maurice Benard, Tangie Ambrose 다른 제목:

IMDb https://www.imdb.com/title/tt7349910/
Naver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77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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