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3.24 13:32
19금 입니다. 읽고 싶지 않으신 분들은 스킵해주세요.
아침잠을 자다 눈을 떴다. 내 방에는 창문이 없다. 침대가 방 너비에 거의 맞게 놓여 있고, 침대 끝에는 옷걸이, 그 반대편에는 책상과 서랍장이 있다. 그 사이로 좁은 통로가 있는 작은 방이다. 침대에서 일어나서 면바지를 더듬더듬 찾아서 입었다. 상의는 잘 때 입고 있던 소년만화 주인공 스타일의 그림이 그려져 있는 면 티다. 아무래도 이런 주인공은 본 적이 없는데. 평범한 머리의 허리케인 조 같다.
컨버스를 신고 집에서 나가려는데, 마침 엄마도 어딜 가려는 중이다. 매일 헬스장에 가시는데 아마 지금이 그 시간인 것 같다. 운동 가시냐고 물었더니, 그렇다면서 밥은 알아서 차려먹으라신다. 난 알았다면서 친구 집 가서 얻어먹겠다고 했다.
집 앞에서 엄마와 헤어지고, 처음 이사 왔을 땐 헷갈렸던, 기와가 어설프게 올려진 야트막한 집 사이의 골목길을 걸어갔다. 막다른 길이 곳곳에 숨어있다. 친구네 집에 도착했다.
작은 마당에 들어서자 자매 둘이 거실에서 밥을 먹고 있는 게 보였다. 거실이 아니라 대청마루라고 불러야 하나. 거실이 더 와 닿는 느낌의 집이지만. 잠을 자다 일어나서인지 아직 배가 고프지 않았다. 자매들이 밥을 다 먹었을 때, 순하고 숫기 없어 보이는, 얼굴이 약간 긴 동생에게 물었다.
“섹스할래?”
대답이 없다. 우물쭈물 거린다. 싫다는 대답이겠지. 아무 말도 못 들었다는 듯이 능청스럽게 사과를 깎고 있는, 피부는 안 좋지만 얼굴이 섹시한 언니에게 똑같이 물었다.
“지금?” “여기서?”
응. 끄덕끄덕
“좋아.”
언니는 콘돔부터 가지러 갔다. 바로 넣을 것도 아닌데 콘돔부터 챙긴다. 뭐 중간에 콘돔 가지러 가면 끊길테니까. 콘돔을 옆에 두고, 내 바지를 내리고, 이미 거의 서 있었던 나를 혀로 핥아 올린다. 찌릿찌릿. 휴대용 건전지가 된 기분이다. 그런데, 아직 핥기만 한다. 핥는 것도 좋지만 입 속에 넣어도 좋을 텐데. 하지만, 처음부터 입 속에 넣는 것보다는 백배 낫다. 살살 핥는 모습이 훨씬 야하니까.
“계세요.”
밖에서 성인 남자의 목소리가 들린다. 에?
“벌써 왔네. 우리 집 수도가 고장 났거든.”
에에.
“나중에 해줄게. 옷 입어.”
여자 둘이 아삭아삭 사과를 먹는 소리를 들으면서 거실에 누워 맑은 하늘을 올려다 봤다.
2011.03.26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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