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사는 곳은 전원주택이라 원래 여기서 농사짓던 분들, 아니면 도시에서 살다가 이사온 분들 이렇게만 있는데요.

다들 개는 한마리씩 마당에 키워도 고양이 키우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우리나라 농촌 마을의 전형적인, 고양이에 대한 인식 자체가 없는 곳입니다. 


근데 이런 곳에 생뚱맞게 두어달쯤 전에 갑자기 회색 품종 고양이가 나타났습니다. 누가 와서 일부러 버린 게 틀림없습니다. 

길고양이들이랑 생김새가 확연히 다르고, 처음에는 특히 얼굴에 털이 약간 북실해 보여서 장묘종 고양이라 생각했는데, 

다행히 오늘 가까이서 보니 털이 길지는 않습니다.  병원에 가니, 사진이 흐릿해 확실하진 않지만, 숏헤어 (오리지널 숏헤어) 라고 하시는데요. 

다리랑 꼬리 부분이 소위 흔한 코리안 숏헤어들보다는 확연히 두툼합니다. 



문제는 당연히 품종묘이고 집고양이라 여기 계속 두면 살아남을 수가 없는데요. 

벌써 길생활한지가 좀 되었지만 다행히 아직까지 크게 아픈 데는 없어보입니다.


제가 병원에 데리고 가서 기본 진찰, 어디 병이 없는지 혈액검사, 목욕까지, 자비로 시켜서 잠시 보호할 수는 있는데요.

가족들 반대로 고양이를 집에 들여 키울 사정은 못 됩니다.  그리고 이미 저희 마당에서 죽치고 있는 밥주는 길냥이들이랑 맞닥뜨리면

당연히 죽도 못 쑤고 쫓겨나므로 마당에라도 두고 돌볼 수도 없는 상태구요.  

언제 이 영역의 길냥이들한테 쫓겨나 더 멀리 제가 볼 수도 없는 곳까지 밀려가게 될지도 모르는 형편입니다.



제가 아니면 이 고양이가 죽던 말던 아무도 신경쓸 사람이 없는 곳입니다.  


평소에 고양이 키우고 싶다 생각만 해 오시던 분들, 이번 기회에 이 아이를 거둬주시면 정말 너무나 감사하겠습니다.


품종 고양이라 특이한 품종 고양이만의 아름다운 외관도 느끼실 수 있고, 다행히 장묘종도 아니라 털관리도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성격도 가깝게 맞닥뜨린 게 처음인데 부르니 벌써 야옹거리면서 다가와요. ㅜㅜ  수컷이라 임신 걱정도 없구요. 

집고양이니 중성화도 됐을듯도 싶지만, 만약 수술을 해야 한다 해도 수컷이라 암컷보다 비용도 반입니다.  


사진은 폰으로 급하게 찍어 흐릿하지만, 회색 멋진 털에 호박색 눈에 아직 남아있는 분홍 코에, 너무 순하고 예쁜 아이입니다.  

고양이 키워보자 하시는 분들이라면, 이미 길이 들어있고 사람 집에 사는 데 익숙하고 사람이 몹시 그리운, 이런 녀석 들이시면 정말 좋을거라 생각합니다.

가까이서 보면 가필드같이 귀엽게 생겼어요. ㅠㅠ



제가 있는 곳은 부산 근처인데, 키워주실 분만 계시다면 서울까지라도 데려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주위에 혹시 키우실 분들이 안 계신지도 여쭤봐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부디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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