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모를 두 번째 필름스캔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나마 첫 두 롤보다는 봐줄 만한 사진들이 많네요.
저녁 나절의 홍대입니다. 산울림 소극장 방향에서 정문을 바라본 방향이죠.
한낮의 당산역. 저는 보통 여기서 마을버스를 타고 집으로 갑니다.
아마 오후 3시-4시 쯤의 하늘이었던 거로 기억합니다. 구름이 인상적이었죠.
커피숍에서 기념품들을 구경하는 소녀. 사실 뒤돌아서 카메라를 향해 웃는 모습이 더 예뻤지만.
밤의 속초 앞바다. 삼각대 없이 찍어 흔들흔들하네요. 이것도 나름 사이키델릭한 게 좋습니다.
광량이 충분한 아침이면 흔들림 없이 말끔한 사진을 얻을 수 있지요.
방파제를 따라 걸으며 셔터를 누르면 그냥 그림입니다.
구름 사이로 가려진 햇살을 정면으로 맞으면, 역광 덕분에 섬도 돌도 다 까맣게 나옵니다.
저기 방파제의 끝이 보이네요. 왼쪽에 작게 나오신 분들은 아침부터 낚시대를 드리운 강태공들.
구름이 살짝 비키면서, 콘트라스트가 말도 안 되게 강렬해졌습니다. 이것이 동해바다의 아침.
필름 스캔 결과를 보고 제일 마음에 들었던 사진 중 한 장입니다. 이 말도 안 되는 하늘 사진이라니.
저 위에 있는 바위섬 사진과 같은 시간대, 같은 방향으로 찍었습니다.
믿거나 말거나, 같은 날 같은 하늘이죠.
옆으로 배가 들어 오고 있네요. 제법 이른 시간이었는데 말이죠.
해가 조금 더 떠오른 뒤입니다.
동해는 물이 맑아서 안이 저렇게 훤히 들여다 보이는 게 새삼스럽게 신기하더라고요.
조금 더 가까이에서 들여다 봤습니다.
동해 수질 자랑 한 컷 더. 해변으로 나와 봤습니다.
정말이지 말도 안 되게 파랗네요. 올 여름의 마지막 바다였습니다.
춘천 어느 골목에 세워져 있던 바이크. 눈에 쏙 들어와서 대뜸 찍었습니다.
같은 춘천 골목이에요. 필름 맨 끄트머리에 찍혔는데, 감을 때 좀 더 감겼는지 현상해 놓고 보니까 이렇더라고요. 이것도 나름 운치다 싶네요. 흐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