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친 Toxic Parents  


한국, 2022.


A Mystery Pictures (주) 미스테리 픽쳐스 Production. 1시간 44분, 화면비 2.35:1 

Director & screenplay: Kim Soo-in 김수인 

Cinematography: Seon Sang-jae 선상재 

Production Design: Lee Hee-jung 이희정 

Music: Lee Sang-hoon 이상훈 


CAST: Oh Tae-gyung 오태경 (오형사), Jang Seo-hee 장서희 (혜영-유리 어머니), Kang An-na 강안나 (유리), Yoon Joon-won 윤준원 (김기범), Park Eun-seon 박은선 (은서), Choi So-yoon 최소윤 (예나). 

  


TOXIC PARENTS- MOTHER & SON 


2035


한국, 2023.  


1시간 45분, 화면비 1.85:1 

Director: Park Jane 박재인 


CAST: Oh Tae-gyung 오태경 (스티브 박), Yoo Il-han 유일한 (덕정), Gi Joo-bong (북조선 과학자), Park No-shik (북조선 지휘자), Jang Moon-gyu (황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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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큐: 9월이 거의 다 되었으니 두 달 미뤄졌지만, 어쨌든 예고드렸던 대로 부천영화제에 출품된 한국장르영화의 연미국이와의 따불리뷰 갑니다. 앞으로는 이 기획도 매년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만, 물론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요. 

연미국: 이런 기획 좋네요. 물론 한국영화라고 해서 다 칭찬 일색은 될 수 없지만, 그래도 이런 중저예산 “국산” 장르 영화들이 극장공개의 기회를 얻는데 미약한 일조나마 할 수 있으면 다행이겠습니다. 

큐: 한국도 여느 시절의 헐리웃이 그랬던 것처럼, 전반적으로 장르영화— 호러, SF, 판타지, 필름느와르까지 포함해서— 의 마케팅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것 같지 않아요. 최근의 모 대작 SF 영화가 흥행에 죽을 쑨 사태도 SF 라는 장르에 대한 몰이해, 또는 지극하게 편협한 이해가 한 몫한것 같고요. 

연: 전 아무 관심도 없습니다. 대~ 한민국에서 국뽕 우주영화가 몇편이 나와서 얼마나 거하게 말아먹든, SF 라는 장르의 큰 틀에는 1 밀리그램의 영향도 없을 테니까요. 

큐: 지금 미친듯이 웹툰을 영화화하는 에너지의 10퍼센트라도 현재 활동하는 SF 작가들 작품의 영화화에 들인다면… 

연: 힘들걸요? SF 와 “황당무계” 라는 수사가 항상 붙어 다니던 시절부터 겨우 20년이나 지났나? 아직 멀었어요. 국뽕풍 과학기술숭배가 얼마나 횡행하는데. 내실은 중국이랑 별로 다를 거 없죠. 


큐: 알겠습니다. 그 얘기는 그만하고, 요번에 리뷰하는 두 작품의 의외의 공통점은 오태경 연기자가 주연급으로 나온다는 겁니다. 

연: 예, 영화 자체의 내용을 고려하면 [독친] 의 경우는 주연이라고 부르는 것이 딱히 잘못은 아닙니다. 물론 서사의 전개나 주제의식의 발현에 중요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은 아니긴 하지만요. 

큐: 그러면 [독친] 부터 가볼까요. 어떻게 보자면 우리가 요번 부천에서 본 모든 영화들중에서 가장 시의적절하달까, 바로 지금 2023년의 대한민국사회의 발등에 떨어진 불똥 중 하나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미국이는 어떻게 보셨어요? 

연: 아 저는 좋았죠. [도가니] 라던가 그런 작품들과 비교하는 분들이 있을 것 같은데, 영화의 톤은 상당히 다릅니다. 여성 감독이라서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전 이 한편이 표현주의적인 주관적 호러와 불안의 묘사도 포함해서 차분하게 느껴졌어요. 필치랄까 스타일은 닮지 않았지만 제니퍼 켄트 감독등 여성 감독들의 작품군과 어딘가 공통항이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큐: 다른 리뷰에서 언급한 적이 있는 얘긴데, 저는 기본적으로 캐릭터들에 대한 접근 방식에 남녀간의 유의미한 차이가 있다고 여기는 편입니다. 전에도 말했지만 이건 일반론적인 페미니즘과는 거의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고도 생각합니다. 물론 카테리느 브레이야나 캐슬린 비글로우 같은 예도 있고 지나친 일반화는 금물이죠. 


연: 영화의 주제는 영제인 Toxic Parents 를 보면 시작하기도 전에 들통이 나버리고 있는데요. 각본상으로는 “독친” 이라는 말을 마치 젊은 세대가 욕으로 쓰는 “독한년 michin년” 의 준말인것처럼 오독하게 하는, 조금 미스터리 장르적인 방향성을 보여줍니다. 각본도 집필한 김수인 감독의 연출은 딱히 괄목할 스타일이나 개성적인 터치는 없지만, (처음에는) 여주인공으로 여겨지는 유리와 그 어머니와의 보통 TV 드라마적인 대화 장면에 슬쩍 불온하고 편집증적인 단서를 심는 등, 대놓고 드러나지 않는 부분에서 안정적인 통솔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큐: 나에게는 경찰이 많이 등장하는 미스테리 스릴러적인 컨벤션에 조금 지나치게 의존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에 비해서 캐릭터중심의 대사는 약간 설명적이긴 하지만 강단이 있다고 해야되나? 기차화통처럼 씩씩거리는 양아치 꼰대질이나 질질 흘러내리는 신세타령 따위는 없고, 오히려 심리적-사회적 문제의 본질을 탐구하려는 노력이 돋보이는 문어체적인 대사를 캐릭터들의 일관성을 훼손하지 않는 방식으로 적절하게 배치했다고 생각됩니다. 


연: 국외의 관찰자 역할인 오형사 역의 오태경과 어머니 역의 장서희 연기자 둘 다 적정수준의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데, 사실 이 한편에서 가장 흥미있는 캐릭터는 유리의 친구고 K팝 연습생인 예나 (최소윤) 와 유리의 담임 선생님인 기범 (윤준원) 이 둘입니다. 

큐: 찬성입니다. 기범 캐릭터는 어찌 보자면 젊은 세대의 남성 관객들까지도 공감대의 영역에 포섭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읽을 수도 있고, 단순히 “교사” 라는 입장에 선 이들의 무력함과 이지러진 체제 타협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조성되었다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만, 이런 아젠다들은 서로 모순되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나는 기범이 그 아버지에게서 온갖 모욕을 당하는 “가족 미팅” 의 상황이 정말 실감나게 끔직했어요. 우유부단하거나 “착하지만 무력한” 캐릭터들은 사실 이런 서사에서는 공감이 가게 그려내기가 쉽지 않죠. 영화를 보신 한국 관객분들의 일부에게도 미흡하거나 작위적으로 다가왔을 수도 있겠습니다. 


연: 예 그런데 이 한편에서 사실 가장 흥미있고 매력적인 캐릭터는 케이팝 연습생인 예나입니다. 저는 오히려 예나의 묘사에서 감독의 좋은 의미로의 “젊은 시각” 을 강렬하게 느꼈어요. 

큐: 흥미있군요.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셨죠? 

연: 불과 한 십년 전 영화에서 이런 “소녀” 캐릭터를 만들었다면 이렇게 주체성이 뚜렷하고 자기 주장이 강하며, 그 반면에 사려깊음과 지적인 사고가 가능한 인물로 묘사하기 힘들었을 것 같아요. 뭔가 쌍욕이나 껄렁거리는 태도를 달고 살면서, 이념적인 포인트를 관객들에게 전달해주는 아젠다를 위해 더 “올바른” 삶을 사는 주인공의 서포팅 캐릭터로 소비되었겠죠. [여고괴담] 시리즈 같은 데에서도 아름답고 매력적인 소녀들은 많이 출연했지만, 전 예나같은 친구는 그런 작품들에서 본 기억이 딱히 없어요. 좀 과장해서 말하자면 전 예나라는 캐릭터를 볼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독친] 의 감상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큐: 와우, 미국이 입장에서는 오랜만에 보는 아주 강한 보증 (endorsement) 이네요. 

연: 예 그렇습니다. 정말 속이 다 후련했어요. 특히 기범과 예나가 주고 받는 클라이막스의 “그렇게 믿은 우리가 피해자여도 (피해자 행세를 해도) 되나요?” 대사군과 예나가 벽을 바라보고 무심한 듯 말하는 “그런 어머니라도 어머니가 있으니 너무 행복할거라고 생각했어요” 대사 등, 이런 방식의 연기의 표현이 한국관객들이 좋아하는 주류영화에 생각보다 별로 없어요. 


큐: 아까도 말했듯이, 스릴러적인 컨벤션은 나한테는 약간 의무방어적으로 구축된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러한 전략을 쓰지 않더라도 충분히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잘 할수 있는 한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연: 전 솔직히 [한공주] 등보다 감정적으로는 더 호감이 갔습니다. 그러나 닥터큐의 비판적인 시각도 이해가 가긴 해요. 단, 대중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어떤 전략을 취하느냐 하는 종류의 계산은 명백히 어느 수준 이상은 한계가 있죠. 그리고 관객분들도 영화의 대사를 귀담아 듣고 천착하기 보다는 그냥 그것들을 머리속에서 본인들이 익숙한 상투적인 대사로 “치환” 해서 “이런 대사다” 라고 규정해버리시는 분들이 좀, 어쩌면 꽤 많이, 있으신 거 같아요. 각본이 문제가 있다고 항상들 얘기하는데, 각본을 제대로 써내도, 그걸 집중력을 투자해서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 단발 소비형 관객들의 책임도 없는 건 아니죠. 


큐: 좋습니다. 그러면 [2035] 로 가볼까요. 

연: 박재인 감독님께서 장르적인 재미를 한 편에 막시멈으로 쏟아넣기 위해 고군분투하신 형적은 너무나 뚜렷하게 드러나네요. 엎어지고 고꾸라지고 하면서 막 나가는 저예산 파운드 푸티지 호러 SF 의 강점도 확실하고요. 그런데 결국 종착점은 좀 뻔하다고 해야 하나. 이런 설정으로 딱 할만한 얘기에서 끝났다는 느낌이 강했네요. 

큐: 저는 미국이보다는 더 재미있게 본 듯 합니다. 

연: 아 저도 재미는 있었어요. 같은 모큐멘타리 스타일이라도 [영생인] 과는 접근 방식이 완연히 달라서 그 점도 흥미있었고요. 기주봉이나 박노식 같은 명조연들께서 등장해서 영화 안에서는 이미 망해버린 북조선 체제와 그 민족-국가주의적 레토릭을 한껏 그리워하면서 좌충우돌하는 모습도 웃겼고요. 이런 터치들은 의도했든 안했든 지난 이십 몇년동안 한국에서 만들어진 북조선관련 장르영화들의 북조선 캐릭터들의 묘사에 대해 풍자적으로 코멘트하는 것처럼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큐: 감독님께서 GV 에서 저예산 호러 [Chernobyl Diaries] (2012)— 하필이면 이 영화?!— 에서 영감을 받아서 만들었다고 하시던데, 그 “원본” 보다는 확실히 더 엔터테인먼트 밸류가 높다고 보장해드릴 수 있겠습니다. 

연: 저한테는 북조선 잔류 과학자-군인들이 꽁꽁 숨겨놓은 핵미사일 시설을 발견하는 부분의 파운드 푸티지 호러 묘사— 뜬금없이 마네킹이 덜렁 서있고 그런 저예산 영화에 특화된 종류의 (이건 원래CGI 넣는 부위를 마크하기 위해 세워놓은 건데 돈이 떨어져서 그냥 써먹으신 거랍니다)— 가 가장 좋았어요. [독친] 에 등장하는 오태경 연기자와 버디 역의 유일한 연기자도 전반부에서 보여주는 전형적인 한국식 버디 영화적인 구질구질한 관습적 행태보다는 그냥 바짝 쫄아서 소리소리 지르면서 나다니는 후반부에서 효과적이었고요. 

큐: 오태경 연기자는 이 편이 [독친] 보다 더 물이 올랐다는 느낌입니다. 

연: 캐스팅 잘 했다고 생각해요. 물론 한국 장르영화를 볼때마다 느끼는 건데, 뭔가 권력이나 자본력을 지닌 영어권의 백인 캐릭터들의 묘사가 좀 텁텁합니다. [영생인] 의 일본 도큐멘타리 크루는 정말 일본에서 작업하다가 한국에 건너온 사람들 같았거든요. 

큐: 그거야 뭐 이 한편은 작정하고 막나가는 SF-호러-코메디니까. 저도 근데 그 무슨 방사능 실험으로 생쥐가 머리가 좋아지고 이런 자잘한 설정들은 조금 걷어냈더라면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한 시절 전의 “핵충” 시리즈 만화처럼 철저하게 나름대로의 “과학적” 논리에 뒷받침된 설정에 충실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어요. 감독님께서 정말 좋아하는 한편이 [District 9] 이라고 하시던데, 그런 식으로 통일 이후에 돌연변이가 된 북조선 출신 캐릭터들의 애환 (?) 과 투쟁 (?) 에 집중하는 작품을 만들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연: 예 그러면 [독친] 은 추천작이고— 내가 조금 더 강하게 밀긴 하지만— , [2035] 는 반대로 닥터큐가 나보다 더 선호하긴 했지만 꽤 재미있었던 한편이다. 그렇게 결론지을까요? 

큐: 예, 미국이는 요번에 관람한 부천 상영작 중에서는 어떤게 제일 마음이 갔나요? 

연: 선댄스 상영작 같은 프레임으로 보자면 [만분의 일초] 가 가장 성공작이라는 데 이견이 없어요. 단 실제로 더 많이 보고 싶은 스타일과 내용의 한국영화라면 [독친] 을 고르겠습니다. 

큐: 나한테는 역시 [영생인] 인거 같군요. [영생인] 이야말로 정말 한국 영화에서 드물게 보는 “비판적 역사의식” 을 제대로 갖춘 한편이었으니까. 

연: 관객들과 평단의 지지를 고루 받은 작품은 [어브로드] 였는데 놓쳐서 유감이네요. 

큐: 그 한편은 잘하면 북미에서도 배급 받을 거 같던데요. 곧 볼 수 있는 기회가 있겠죠. 아유, 요번도 어떻게 어떻게 8월이 끝나기 전에 완성했군요. 감사드립니다. 

연: ㅋㅋㅋ 아니 전 닥터큐가 만들어낸 가상인격인데 뭘 감사하고 말고가 있어요. 

큐: 그래도 미국이가 등장하지 않았으면 못 썼을거라는 사실에는 추호의 변화도 없거든요. 

연: 예 그러면 언제고 또 불러주세요. 

큐: 그러겠습니다. Meanwhile, happy movie-hun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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