땐뽀걸즈 (2017)

2017.10.06 16:34

DJUNA 조회 수:4195


[땐뽀걸즈]는 지난 4월 13일에 [KBS 스페셜]을 통해 처음 방영되었던 다큐멘터리의 극장판입니다. 새로 편집을 했고 유인나의 내레이션과 설명용 자막이 사라졌으며 분량이 늘어났지요. 2차 매체가 나온다면 두 버전 모두 수록했으면 합니다. 극장판이 여러 면에서 더 좋긴 한데, 텔레비전 버전은 더 이야기와 캐릭터를 따라가기 쉽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영화의 주인공들은 거제여상의 댄스 스포츠반 학생들과 그들을 맡고 있는 이규호 교사입니다. 바깥 세상에서 거제 조선소 구조조정이라는 칼바람이 부는 동안 이들은 몇 개월 뒤에 있을 전국상업경진대회 준비에 한창이죠. 제목의 땐뽀는 댄스 스포츠의 준말인데 도대체 누가 이런 약칭을 만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니까 굉장히 기회주의적인 기획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척 봐도 뭔가 [빌리 엘리어트] 같고 [훌라 걸스] 같지 않습니까? 막판에 대회도 하나 있다고 하니 영화를 찍기 전에 이미 스토리와 캐릭터가 정해져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나 관객 모두 고정된 틀을 통해 주인공들을 볼 수밖에 없는 영화입니다.

이게 극영화였다면 평범한 유사품이 나왔을 겁니다. 하지만 다큐멘터리는 좀 다르죠. 세상과 그 세상을 사는 사람들은 전형적인 멜로드라마의 틀을 통해 이야기를 짜는 작가들이 생각하는 것과 많이 다르며, 아무리 스토리의 틀을 짜주어도 다른 방향으로, 다르게 움직입니다. 이런 종류의 다큐멘터리는 한국식 멜로드라마의 감정과잉을 억지로라도 억누를 수밖에 없는데 그 때문에 영화가 거제도라는 공간을 다루는 태도는 훨씬 균형이 잡혀 있습니다. 여전히 세상은 어둡지만 그 어두움에 끌려다니지는 않죠.

무엇보다 이 영화의 주인공들은 예상보다 훨씬 재미있는 사람들이며 영화 내내 전형적인 텔레비전 청춘물에서는 볼 수 없는 캐릭터와 행동들을 보여줍니다. 예를 들어 전 한국어 청춘물에서 교사가 태평스럽게 학생에게 숙취해소제를 건내는 장면은 전에 본 적이 없어요. 영화 속 이규호 교사는 우리가 생각하는 모범적인 교사의 이미지에서 많이 벗어나 있으면서도 정말 훌륭한 선생이고 그의 교육의 과정은 한국 영화에서 보기 드문 긍정적인 즐거움을 발산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이 고정된 이야기의 틀이 영화를 망치고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 안정된 흐름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 흐름을 믿고 주인공들의 섬세한 삶의 질감을 더 자유롭고 편안하게 그릴 수 있었던 것이겠죠. 그래도 [땐뽀걸즈]는 어느 정도 스스로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순전히 감만 믿고 이야기에 맞는다고 생각해서 고른 사람들이었는데, 이렇게 영화와 잘 맞을지는 아무도 몰랐을 테니까. (17/10/06)

★★★☆

기타등등
영화 속에서는 거의 드러나지 않는 카메라가 반 년에 걸친 이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궁금합니다.


감독: 이승문, 배우: 이규호, 김현빈, 박혜영, 박시영, 심예진, 김효인, 이현희, 다른 제목: Dance sports Girls

Hancinema http://www.hancinema.net/korean_movie_Dancesport_Girls.php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67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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