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빛: 릴루미노 (2017)

2017.12.21 22:04

DJUNA 조회 수:4333


오늘 허진호의 신작이 나왔어요. [두 개의 빛: 릴루미노]라고. 이게 뜬금없이 무슨 소리냐고요? 음, 사실 이 영화는 30분 분량의 광고입니다. 삼성전자에서 릴루미노라는 시각장애인용 VR 기기를 만들었어요. 스마트폰에 앱을 깔아 VR 기기로 보면 눈앞의 영상을 시각장애인들이 조금 편하게 볼 수 있도록 보정해줍니다. 영화를 보면 중간중간에 주인공들이 이 기계를 사용해요. 엔드 크레디트 이후에 나오는 쿠키는 보다 적극적인 광고고요. 하지만 전체적으로 요새 연속극 간접광고처럼 보입니다. 사실은 그보다 살짝 더 노골적이긴 한데.

영화는 시각장애인들에 대한 공익광고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중간에 시각장애인을 대하는 에티켓을 얄려주기 위한 장면이 나와요. 갑자기 몸을 잡거나 소리를 내지 말고 쓸데없는 동정심을 보이지 말 것. 아, 그리고 시각장애인 중 전맹은 많지 않고 대부분이 시력이 아주 나쁜 저시력 장애라는 것도요. 영화 전체가 시각장애인의 문화활동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이 모임의 묘사 역시 유익한 정보입니다. 연민과 동정의 대상이 아닌, 감각이 조금 불편하지만 자신들의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이야기죠.

이야기는 그냥 평범한 로맨스입니다. 시각장애인 사진동호회에 가입한 인수가 그곳 회원인 수영과 만나 사랑에 빠져요. 하지만 인수는 점점 나빠지는 시력 때문에 좌절하고, 수영과의 관계도 엇나갑니다. 하지만 결국 둘은 이 모든 것을 극복하고 해피엔딩. 솔직히 허진호의 로맨스 영화에서 기대하는 깊이나 섬세함은 없습니다. 그가 이 스토리에 깊이 관여한 것 같지도 않아요. 이런 식의 공익 영화들 중 메시지를 영화에 잘 녹여내는 작품도 있고 (얼마 전에 언급한 [수요기도회]가 그랬지요) 메시지에 발목이 잡히는 경우도 있는데, 이 영화는 후자 쪽에 가깝습니다. 그렇다고 아주 나쁜 건 아니고 무난해요.

허진호의 팬보다는 배우 팬들, 특히 한지민의 팬에게 더 의미가 있는 영화입니다. 제가 여기에 대해 깊이 이야기할 자격은 없겠지만, 그래도 저시력 장애인 연기의 디테일이 무척 좋아요. 캐릭터도 사랑스럽고요. 한국 연속극의 씩씩한 여자 주인공 스타일이라 새롭다는 느낌은 안 들지만. (17/12/21)

★★☆

기타등등
아래 링크를 클릭해서 보세요.
https://www.youtube.com/twolights


감독: 허진호, 배우: 한지민, 박형식, 다른 제목: Two Lights: Relumino

Hancinema https://www.hancinema.net/korean_movie_Two_Lights_2p__Relumino.php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7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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