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이트 Bright (2017)

2017.12.23 23:42

DJUNA 조회 수:6124


어제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에 발표된 데이빗 에이어의 신작 [브라이트]는 에이어가 잘 하는 것과 못 하는 것을 반반씩 담고 있습니다. 잘 하는 것은 LA 경찰과 뒷골목의 사실적인 묘사이고 못 하는 것은 판타지입니다.

[브라이트]가 그리는 LA는 우리 우주의 LA와 아주 비슷하지만 한 가지가 다릅니다. 엘프나 오크와 같은 종족들이 인간들과 어우러져 살고 있어요. 요정은 너무 많아 쥐나 말벌처럼 박멸 대상이고요. 전 이 세계가 그렇게 말이 된다고 생각되지 않습니다. LA에 엘프와 오크가 저렇게 많다면 이미 그들은 인간과 아주 오랜 세월 동안 공존했다는 말이죠. 그런데 엘프와 오크가 있는 걸 제외하면 우리가 사는 세계와 거의 똑같다고요? 어떤 문화적 교류도, 영향도 없었고? 게으른 세계관이죠.

윌 스미스가 연기하는 데릴 워드는 LA 경관입니다. 조엘 에저튼이 연기하는 그의 파트너 닉 제이코비는 LAPD 최초의 오크 경관으로, 경찰서에서 집단 따돌림의 대상입니다. 워드 역시 그를 그렇게까지 좋아하지 않고요. 그러던 어느 날, 그들은 위기에 빠진 티카라는 엘프를 구출하게 되는데, 그 뒤부터 그들에게 엄청난 시련이 닥칩니다. 티카가 가지고 있는 마술지팡이를 비리경찰, 갱단, 오크, 엘프들이 모두 노리고 있기 때문이죠. 단지 마술지팡이는 아무나 쓸 수 없어요. 브라이트라는 특별히 선택된 부류만이 쓸 수 있습니다. 평범한 사람이 마술지팡이를 잡으면 폭발해 버리죠.

이후의 이야기는 누명 쓰고 곤경에 빠진 경찰 파트너들이 주인공인 버디물입니다. 사방에서 총알이 날아다니고 엘프 킬러들이 날아다니고 건물이 폭발하고 많은 사람들이 죽어요. 서먹서먹했던 두 주인공들은 그 동안 우정을 쌓고요. 이런 경찰 버디물에서 일어날 일들은 거의 다 일어나고 에이어는 이 분위기를 꽤 잘 살립니다.

단지 판타지는 쓸모가 없습니다. 마술지팡이가 맥거핀으로 사용되고 엘프들이 조금 초자연적인 존재처럼 행동하지만 이 모든 이야기는 그냥 LA의 보통 사람들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이야기거든요. 엘프나 오크여서 특별히 재미있어지는 이야기가 아니에요. 어떻게 둘이 그럭저럭 공존하긴 하는데 이 공존 자체에 별 의미가 없어요. LA를 배경으로 한 다른 판타지/수사물인 [로저 래빗], [에일리언 네이션], [마녀 사냥]과 같은 선배들과 비교하면 단점이 확실하게 두드러지죠.

영화보다는 텔레비전 파일럿처럼 보이고, 실제로 넷플릭스 텔레비전 시리즈로 만들었다면 더 효과가 컸을 작품입니다. 넉넉한 러닝타임을 확보했다면 설정과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 기회를 잡았을지도 모르죠. (17/12/23)

★★

기타등등
[라스트 제다이]의 페이지였던 베로니카 응고가 엘프로 나옵니다.


감독: David Ayer, 배우: Will Smith, Joel Edgerton, Noomi Rapace, Edgar Ramírez, Lucy Fry, Veronica Ngo, Alex Meraz

IMDb http://www.imdb.com/title/tt5519340/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54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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