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는 두 편의 쥬라기 월드 영화들보다 재미있게 봤습니다.

사실 처음 이 시리즈에 대한 소식을 들었을 때는 별 기대를 안했어요. “쥬라기 공원 프랜차이즈로 애니메이션 시리즈가 나온다고? 그거 그냥 애들 이야기 아냐?“

하지만 유튜브에 나온 클립을 보고는 생각을 고쳤죠. 그 짧은 영상에서도 서스펜스가 살아있는 걸 느낄 수 있었거든요. 그래서 주말 밤에 가볍게 시작했다가 바로 전편을 다 봤는데,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땡큐, 유튜브 광고!(이 말을 인생에서 다시 말할 일은 없을 것 같네요.)

아무튼, 새벽에 시리즈를 끝내고 지친 몸을 침대에 눕히고 나니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응, 쥬라기 공원은 원래 애들 이야기 맞는 것 같아.”

쥬라기 공원 시리즈에서 아이들은 언제나 중요한 위치에 있었습니다. 기본적으로 험난한 세상 속에서 아이들이 어른의 도움을 받아 생존하는 이야기니까요.

하지만 백악기 어드벤처에서는 상황이 조금 더 아이들에게 가혹합니다. 그 나이대 애들답게 단점으로 가득한(그들을 만들어낸 부모들을 실망시킨다는 점에서 과학자들의 설계와 통제를 벗어나는 공룡들과 일치하는 부분이 있는) 주인공들은 어른들의 도움을 거의 받지 못하거든요.

어른들의 보호가 없는 상황에서 아이들은 수많은 잘못된 선택들을 하고, 그들이 나름 열심히 준비한 계획들은 번번이 실패합니다. 말 그대로 아이들은 계속 아래로, 아래로 떨어집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그들은 다시 일어납니다. 넘어져도 제 발로 일어나 절뚝거리며 집으로 돌아가는 이 세상의 모든 다른 아이들처럼.

주인공 캐릭터들을 소위 말하는 ‘민폐’ 캐릭터로 만들어서 싫다는 얘기도 있는데, 전 그래서 더 좋았어요.

세상에 완벽한 존재는 없다는 사실을 제작진이 꾸준히 보여주는 데는 다 이유가 있지 않겠어요?

이렇듯 개인적으로는 캐릭터의 서사가 매우 만족스러웠는데, 제작진은 다른 부분에도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매 화마다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서스펜스가 존재하고, 시리즈 전체에서 따온 오마주도 여기저기 많아서 팬 입장에서도 만족스러워요.

기존 쥬라기 공원 시리즈의 모험 요소를 좋아하던 사람들은 쥬라기 월드로 넘어오면서 그 부분이 줄어든 것이 아쉬웠는데, 그런 곳을 잘 채워주는 것도 있고요.

그러니 쥬라기 공원 시리즈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한번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 이제 세상이 바뀌어서 다들 쥬라기 ‘월드’ 시리즈라고 하지만 그래도 저는 끝까지 쥬라기 ‘공원’ 시리즈라고 우길렵니다.

- 백악기 공룡들이 주요 공룡으로 나오는데 쥬라기를 제목에 써서 놀림을 받는 것이 이 시리즈인데, 드디어 백악기가 제목에 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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