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06 23:12
디즈니의 블랙홀 이라는 영화를 처음 알게된건, 어린시절 가던 이발소에 있던 낡은 학생잡지였습니다.
학생과학이나 보물섬, 소년중앙.. 이런 류였을거에요.
영화의 장면장면들과 함께 스토리가 적혀있었거든요.
어린 마음에 한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동네 비디오가게에는 없었습니다.
몇년전에, 문뜩 생각이 나서.. 1979년작이면 혹시 유튜브에 클립이라도 올라와 있지 않을까 했는데, 예고편 말고는 올라와 있지 않더라고요.
검색하다 알게 된건 이 영화가 디즈니 최초의 PG등급.. 부모와 함께 시청가능이었다네요.
아니 그럼 이전까지는 G 등급(전체연령가)만 만들었단 말인가.. 대단하다 디즈니...
그러다가, 이번에 듀나님이 올린 리뷰를 보고 디플에 이 영화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수십년간의 숙원을 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어...?
영화 내용이 제가 기억하고 있는 것이랑 많이 다르네요...
잡지에서 소개한 내용이 잘못되었던지, 제 기억이 왜곡되었던지...
제가 기억하고 있는 내용은...
지나가던 우주선이 블랙홀의 중력권에 걸려서 탈출하려고 애쓰다가 거대한 우주선을 발견하고 구조되면서 일어나는 일이었고..
나름 귀여운 로봇도 나오고 무서운 로봇도 나오고 미친 과학자도 나오고 그러다가..
알고보니 거대 우주선도 블랙홀에서 빠져나가지는 못하기는 마찬가지고..
우왕좌왕하다가 미친과학자가 '이렇게 된거 블랙홀로 돌진한다! 다 죽는거야! 하하하하!' 하면서 블랙홀로 돌진하고.. 우리 주인공 일행은 탈출선을 타고 어찌어찌하여 블랙홀을 탈출하고, 그렇게 블랙홀로 돌진한 미친 과학자의 우주선은 어떻게 되었을까.. 하면서 블랙홀을 바라보고 끝난다는 스토리였습니다만..
전혀 아니네요????
나름 귀여운 로봇의 이미지와 다 찌그러진 동형의 로봇은 기억과 동일하고
거대 우주선도 기억과 동일하고..
검은 악당 로봇도 기억과 동일한데... (비중이 달라서 그런가 적당히 링크할 이미지를 못 찾음)
(그 반면 빨간 로봇은 기억에 없었음)
스토리가 어느 순간부터 어? 내가 기억하는 내용이 아니네? 어어? 이런 내용이었다고?? 하는 식으로 흘러가서
나름 재미있게 봤습니다.
하지만 추천은 못하겠어요.
액션씬은... 이 영화가 스타워즈 이후에 스타트렉 극장판(1편)과 에이리언 1편과 동일한해에 나온 영화라는게 안 믿겨질 정도로 수준 미달이고요.
음악 편집도 너무 안 좋아서 순간 이 부분만 아마추어 편집자가 대충 우겨 넣은 느낌..
어린시절 보고 싶었던 영화를 볼 수 있었다는 의미가 있었던 작품이었습니다.
2021.12.07 00:40
2021.12.07 09:07
70년대니까 꼬마전구 아니었을까요.. ㅋㅋ
우주선들이나 블랙홀 특수효과는 나름 괜찮았습니다.
레이저총을 쏴대기 전까지는...
2021.12.07 01:10
당시 그런 류의 잡지는 일본 잡지 기사를 번역해서 싣는 경우가 많았죠. 그 과정에서 변질되었거나, 국내 편집자가 양념을 좀 쳤거나 그런 경우였을 겁니다.
한국에 아직 소개되지 않은 영화들 제목도 일본 개봉명으로 표기한 잡지들도 많았고요.
<블랙홀>은 안 봤지만 본문의 잡지 내용도 제법 재밌네요.
2021.12.07 09:07
어렴풋한 기억에는 여자 캐릭터가 더 나왔던것 같은데.. 혹시 다른 영화랑 섞었던 것은 아닌지 의심 되네요. ㅎㅎ
2021.12.07 08:55
헉 저도 저 로봇은 기억이나요. 근데 실제 영상물을 보았던것 같지는 않고.. 진짜 잡지에서 보았는지 아니면 "2차창작물"에서 보았는지 혼란스럽군요 ㅋ
2021.12.07 09:09
옛날에 저 비슷한 떠다니는 로봇이랑 지구를 떠도는 외계인 왕자가 나오는 드라마도 있었는데, 디자인이 비슷했던 것 같습니다. 그 드라마도 직접 본게 아니라 낡은 잡지에서 본거지만.
2021.12.07 14:52
그건 TV 시리즈 "벤지"였는데요. 개가 주인공인거. 지금 찾아보니 1984년 한국 방영이라고 하는데 그렇게나 오래 전 일이었나요 80년대 후반쯤 본 걸로 기억하는데
2021.12.07 15:37
개가 주인공이었나요... 찾아보니 Benji, Zax & the Alien prince 라는 제목인데 저는 본 기억이 없고, Zax 라는 로봇도 블랙홀의 로봇이랑은 눈만 닮았네요
2021.12.07 14:57
저걸 분명히 어느 일요일 아침 AFKN 에서 봤을거에요. 무려 AFKN 방영이고 제목은 "Blackhole"이고 장르는 SF 고...자막이나 더빙 없어도 볼 수 있겠지 잔뜩 기대했었는데 굉장히 지루했던 기억이 납니다. //아래 <듄> 게시물 보고 생각이 났지만 1985년 <어깨동무>에 <듄>이 컬러로 해서 몇 페이지가량 실렸었죠. 꽤 자세하게 소개를 했었지만 사실 영화 자체가 난해하니까 그 기사 만으로는 이게 무슨 영화인지 영 모르겠더군요.
2021.12.07 21:51
이 영화에 대한 기억은 전혀 없지만 제 기억에 그런 잡지 같은 데 실려 있는 영화나 애니메이션 소개글은 태반이 엉터리였죠. 시작부터 뻥이거나 중간중간 뻥이 섞이거나 아님 끝이 뻥이거나... 아마 이 경우도 비슷한 사례일 확률이 높지 않을까 어림짐작해 봅니다. ㅋㅋ
근데 저 '거대 우주선' 짤은 되게 괜찮은데요? 내부에 LED 배선 작업하느라 힘들었겠단 생각부터 들긴 하지만(...) 뭐 일단 보기엔 상당히 좋네요.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