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20 16:33
- 2019년작이네요. 2년 묵었고 곧 3년 될 영화! 장르야 말할 필요도 없겠고 런닝타임은 2시간 9분. 스포일러는... 영화 시작하고 3분 46초경에 나오는 "중요한 장면"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극초반에 나오지만 분명 중요한 부분이니 스포일러를 아예 피하고 나중에 보고픈 분들은 이 글을 읽지 마시길.
(솔직히 공식 포스터부터 B급 냄새가 너무 강렬하지 않습니까?)
- 오랜 세월 끝에 제임스 카메론이 제작에 참여했고, 2편에서 바로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듯이 2편 사라 코너의 정신과 상담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핵 터지고 사람들 불에 타고... 이러다 우리들 다 죽어!!! 가 끝나면 2편 끝난 후의 사라 코너로 넘어가요. cg의 힘으로 그 시절 비슷한 비주얼의 사라 코너가 그 시절 비주얼의 존 코너와 함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듯 하더니... 그 시절 비주얼의 아놀드 아재가 나타나서 샷건으로 존 코너를 날려 버립니다. 우워워ㅜㅇ워아앙!!!! 하는 사라 코너의 모습과 함께 페이드 아웃.
이제 본편이 시작되면 뭐... 전통적인 터미네이터 스타트입니다. 한밤중에 갑자기 빠직빠직하며 (왜 낮에는?) 빛나는 구체가 생기고. 헐벗은 남성 한 명, 헐벗은 여성 한 명이 떨어져서 마침 주변에 어슬렁거리고 있던 불행한 사람들에게서 옷을 구한 후 할 일 하러 다니는 거죠. 다들 아시다시피 이번엔 남성이 악당, 여성이 구원자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목표는 '다니 라모스'라는 젊은 멕시코 여성이구요. 이후는... 음. 뭐 그냥 평소의 터미네이터입니다.
(주인공인 듯 주인공 아닌 듯 참 애매한 포지션에다가 존재감도 흐릿했던 우리 다니찡....)
- 원래대로라면 위에 적은 3분 46초경의 스포일러에 깜짝 놀랐어야 하겠습니다만. 뭐 이미 이런저런 커뮤니티 글들로 알고 있어서 놀랄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나름 신선한 부분이 있었다면 굳이 CG까지 써가며 에드워드 펄롱 비주얼의 소년을 등장시킨 후 아무 존재감 없이 바로 죽여 버렸다는 거겠죠. 그 의도와 전개와 기타 등등 모든 부분을 이해합니다만, 동시에 이 장면에 충격받아 영화에 저주를 퍼부어댄 팬들이 많았던 것도 이해는 갑니다. ㅋㅋㅋ
그러니까 결국 '40년간 해왔던 그거 이제 그만하고 새로운 판으로 가자'고 선언하는 영화이고 그 핵심이 되는 장면이었던 거죠. 그래서 일부러 그렇게 그 시절 비주얼들을 그려내가며 충격을 준 게 아닐까. 뭐 그런 의도로 짐작을 합니다.
(21세기는! 여성 상위 시대!!! 라던 세기말 문구들이 떠오르는 사진이네요. 홍보용 사진들 퀄이 왜 이래...)
- 위에서 언급한 그 장면은 동시에 꽤 큰 떡밥이 되기도 합니다. 이 영화의 스토리가 2편에서 바로 이어진다는 걸 감안하면 분명히 스카이넷은 저지 되었는데 아놀드형 터미네이터는 또 어디에서 나타났으며 그 녀석은 왜 또 굳이 존 코너를 노렸는가. 이것 자체도 미스테리인데, 본편 시작되고 나니 이번엔 스카이넷이 아닌 인공지능이 과거로 터미네이터를 보내 사라 코너도 존 코너도 아닌 영 쌩뚱맞은 여자애를 노린단 말입니다. 근데 그 현장에 또 갑자기 사라 코너가 홀연히 나타나서 막 활약을 하구요? 도대체 미래는 어떻게 되어 버린 것이고 사라 코너는 어떻게 되어 버린 걸까요. 그리고 이런 식으로 돌아가는 스토리 속에서 과연 아놀드 할배는 무슨 핑계로 튀어나와서 어떤 이유로 주인공 편에 서게 될까요? 등등등 다 보고 나서 생각해보면 상당히 많은 떡밥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스토리에요. 아마 각본가님이 이야기 쓰면서 스스로 뿌듯해서 으쓱으쓱하시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도 들구요.
- 또 그렇게 파격적으로 스타트를 끊으면서 개척한 새로운 길은. 뭐 적절하다 하겠습니다.
40년 가까이 묵은 낡은 컨셉과 이야기를 21세기 버전으로 개척하려는 시도였던 거죠. '스타워즈' 시퀄 3부작이랑 비슷하게요.
그래서 핵심 인물을 여성으로 바꾸었고, 인종도 나름 다변화 하였고. 시리즈 전통의 아이콘에게도 정중하게 작별을 고하고 뭐 그랬죠.
특히 그 오랜 세월 이야기의 중심이었던 '성모 전설'을 끝장내 버린 건 이제라도 참 잘 했다고 칭찬 들을만한 일이기도 했어요.
그리고 그러면서 이야기가 특별히 망가지거나 한 것도 없어요. 자꾸만 여기저기서 이 영화가 PC 때문에 망했다느니 그런 얘길 하던데. 말이 좋아 PC 때문이지 결국 여성 캐릭터들 비중 얘기잖아요. 하지만 따지고 보면 카일 리스는 과연 그렇게나 매력적이고 카리스마 넘치는 캐릭터였나요. 여자들 말고 다른 남자들이 중심을 맡았던 다른 터미네이터 영화들은 이것보다 완성도가 특별히 높았나요. 사실 이 영화가 그렇게 막 여캐들만 띄워주는 영화였다고 생각하기도 힘들어요. 결국 가장 멋진 마무리는 시리즈 터줏대감인 아놀드 어르신께서 맡아 주시고요. 린다 해밀턴의 사라 코너는 PC를 위해 추가된 게 아니라 레전드 명예의 전당 멤버로 참가했다고 봐야 하구요. 구출 대상은 원래부터 여성이었고. 그저 카일 리스 역할이 여성으로 바뀐 것 뿐이고 그것 때문에 이야기가 어그러지거나 망가진 건 하나도 없죠. 게다가 애시당초 카메론 영감님은 힘 세고 튼튼하고 강한 여성 덕후로 유명하셨던 분 아닙니까.
(애초에 이러던 시리즈였건만 뭔 페미가 묻고 PC가 묻어서 망했다느니...)
- 근데 아... 음. 그게 뭐랄까. 결국 저도 이 영화를 상당히 덜 재밌게 보긴 했습니다. ㅋㅋㅋ
전에 '제니시스' 후기를 적으면서 했던 얘기의 복붙급 반복이라 좀 그렇습니다만. 제가 이 영화를 보는 내내 느낀 건 그냥 이거였습니다.
...이 떡밥 다 쉬었어요. 더 이상의 재활용은 Naver.
위에서 말한대로 성심 성의껏 21세기 패치를 덮어 씌워도 어차피 이야기의 얼개는 그대로입니다. 사악한 인공 지능이 인류를 멸망시키고 메시아처럼 나타난 인간군의 지도자와 그 인공 지능이 과거로 전사들을 보내서 벌이는 한판 승부. 이거구요. 이게 이제는 정말 너무 식상한 겁니다. 아니 지금 때가 어느 땐데 기껏해서 초월적 지능과 능력을 손에 넣은 인공지능이 하찮은 인간 세상 정복 따위나 시도하고 앉았나요. 그리고 그 소중한 타임머신은 왜 언제나 늘 똑같은 용도로만 사용되구요.
액션의 스타일도 변하지가 않습니다. 허약한 인간들 & 구형 로보트가 겁나 짱 세고 맷집 끝내주는 최신 로보트에 맞서 싸우는 거죠. 어디에 숨든 벽을 펑펑 터뜨리며 나쁜 놈이 나타나면 다 함께 일점사 하고, 그럼 그 악당이 잠깐 비틀거리는 척 하다가 다시 정색하고 후다닥 달려오면 으아아앙 저리가 이 그지야!!! 라면서 두들겨 맞고 구르고 베이고 하다가 아놀드가 한 방 날리고, 다음엔 허약 인간이 샷건 한 방 날리고...
여기에서 또 치명적인 게 카메론 일생의 아이디어 아니었나 싶은 2편의 액체 금속 터미네이터입니다. 이 얘기 듀나님도 하셨던 것 같은데, 이게 넘나 최신이고 끝내주고 폼나고 유용해서 이것보다 혁신적으로 폼나고 강력해 보이는 터미네이터의 아이디어가 안 나와요. '제니시스'의 터미네이터도, 이 '다크 페이트'의 터미네이터도 결국엔 다 T-1000의 업글 버전 정도라는 느낌일 뿐 T-1000을 처음 목도하던 순간의 그 임팩트는 발가락 근처까지도 못 따라가죠. 심지어 그걸 연기한 배우들의 카리스마까지 채점표에 넣는다면 그냥 영원히 로버트 패트릭 T-1000의 압승입니다.
암튼 진짜 원작의 그늘을 벗어나서 뭔가 획기적으로 새로운 루트를 뚫지 않는 이상 디테일 좀 손보는 식으로 내놓는 신작은 아무리 열심히 만들어도 좋은 영화가 되긴 무리다... 뭐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니들이 아무리 날고 기고 심지어 둘로 분신술을 써도 패트릭 아저씨는 못 이겨요...)
- 거기에다가 그냥 이 영화의 완성도 자체에도 아쉬움이 많습니다.
일단 캐릭터들의 드라마가 잘 안 살아요. 각자 다들 되게 절실하고 애절하긴 한데 거기에 공감될만한 밑밥이나 사건들이 부족한 채 그냥 시간에 쫓겨 허겁지겁 달리는 느낌이구요.
그렇게 허겁지겁 달리는데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이야기가 헐겁습니다. 국경 넘기라든가, 아놀드와의 재회라든가 뭔가 부분부분들은 괜찮은데 그 연결이 느슨한 느낌이에요. 오히려 '제니시스'가 더 타이트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니 뭐(...)
또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유머였네요. 분명히 노린 개그씬들이 짧게 짧게 계속 들어가는데, 그게 뭐랄까. '과연 이게 웃기... 려나?' 라는 느낌으로 수줍게 튀어나와서 황급히 퇴장하는 느낌. 이 역시 '제니시스' 쪽이 훨씬 나았네요. 특히 아놀드 할배 등장 씬에선 두 영화가 비슷한 류의 개그를 많이 치는데 '다크 페이트'의 개그들은 재미가 별로였어요. 아예 그냥 쳐내고 진지하게 가버리는 게 나았겠다 싶을 정도.
그리고... 심지어 음악 사용도 뭔가 게으르고 부실하고 그렇습니다. 브래드 피델 일생의 역작인 그 '콰쾅! 쾅! 콰쾅!!!' 하는 테마를 대여섯번 이상 써먹는데, 그 때마다 너무 뻔한 타이밍에 뻔하게 흘려보내서 혹시 이거 음악 개그인가... 하는 생각을 한 적도 있네요. 쿨럭;
(이런 액션씬도 이젠 더 이상 멋지지 않단 말입니다요.)
- 물론 좋았던 점도 있어요.
어쨌거나 오랜만에 등판하신 원조 사라 코너님은 연기력이네 뭐네 이런 걸 떠나서 그냥 반가워서 좋았구요. (특히 샷건 쓰실 때. ㅋㅋㅋ)
멕킨지 데이비스는 그냥 제가 호감이 있어서 좋았구요.
액션은... 뭐랄까. 좋기도 하고 별로이기도 하고 그랬는데 괜찮은 느낌도 있었어요. 특히 막판에 주인공들이 불쌍한 터미네이터를 다굴다굴하는 장면은 괜히 맘에 들었...
가장 좋았던 건 의외로 아놀드 터미네이터 이야기였습니다. 일 다 끝내고 할 일 없어진 인공지능은 뭘 해야 하나? 라는 그동안 한 번도 실현된 적이 없기에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았던 질문에 대한 답을 주는 이야기였는데. 뭐 되게 나이브한 이야기이긴 해도 좋았어요. '차라리 이걸로 티비 시리즈를 만들지?'라는 생각도 들었네요.
(근데 피부는 낡아서 노화된 거라 쳐도 체구가 줄어든 건 어떻게 설명하려나... 라는 궁금증이 생기더군요. ㅋㅋ)
- 대충 정리하겠습니다.
(((((제 기준))))으로 이 시리즈는, 적어도 이 떡밥은 쉬었습니다. 뭔가 더 만들고 싶으신 분들은 제발 새 길을 파주세요.
하지만 저처럼 이 떡밥에 질리지 않으신 분들 입장에서도 뭔가 애매한 점이 있는 작품일 겁니다. 물론 재밌게 보실 수도 있고, 쌍욕을 하며 보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어느 쪽이든 간에 특별히 후속편이 기대되진 않는다... 는 분들이 압도적인 다수가 아닐까. 라고 제 맘대로 넘겨 짚어 봅니다. ㅋㅋㅋ
+ 아시다시피 흥행이 망해서 손익 분기를 한참 못 넘겼죠. 카메론과 이 영화 감독은 개봉 후 성과를 두고 서로 니 탓이라며 혈투를 벌인 듯 하구요. 아마 이 영화에서 이어지는 내용의 속편은 못 나올 것 같지만... 그래도 언젠가 누군가가 또 속편을 기어이 만들어내지 않겠습니까? 그것이 레전드 시리즈의 운명이죠. ㅋㅋ 근데 전 정말 속편은 됐고 임무 마친 T-800이 인간 세상에 어울려 살아가는 이야기나 만들어줬음 좋겠어요. 그건 상당히 재밌을 것 같습니다.
++ 이야기 초반부터 중반까지 우리 미래의 구세주님께서 당하는 일들을 보고 있으니 에반게리온 신극장판의 신지군 생각이 나더군요. 갑자기 이런 저런 비현실적인 놈들이 마구 튀어나와서 난리를 치고 그 와중에 주변 사람들 다 죽어 나가고 본인도 피를 보는데 왜 때문에 다들 이유를 안알랴줌... ㅠㅜ
+++ 찾아보니 이런 짤이 나와서 당황!!
너무너무 반가우셨던 겔가요. ㅋㅋㅋ
2021.12.20 16:45
2021.12.20 20:08
맞아요 너무 낡았죠. 근본이 낡았으니 거기에 패치 좀 덧붙이는 걸로는 한계가 있구요.
마침 알리타도 봤고 깨작깨작 글 적는 중입니다. ㅋㅋ 디즈니에 제가 볼만한 영화가 많지 않더라구요.
2021.12.20 22:41
알리타는 제작 시기를 놓쳤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카메론이 2000년 대 초반 제시카 알바 내세운 <다크 엔젤>제작했을 시기가 딱이었을 텐데요.
2021.12.21 00:41
이미 알고 하시는 말씀이겠지만 카메론이 '알리타'를 만들고 싶었는데 여러모로 여건이 안 돼서 플랜B 격으로 만들며 아쉬움을 달랬던 게 '다크 엔젤'이란 얘기가 있었죠. 덕택에 '알리타' 개봉 때 소환되어서 많이 언급됐던 걸로 기억합니다.
2021.12.20 17:27
분명히 2 이후 나왔던 수많은 실패한 속편들 중에서 제일 퀄리티도 좋았고 볼거리도 많았지만 그 수많은 시도들 속에서 이미지가 너무 소모되어버렸죠. 아무리 신선하게 가보려고 해도 결국 또 미래에서 온 보호자와 죽이려는 터미네이터의 대결로 가는 뻔한 전개의 한계를 벗어날 수가 없었죠. 이젠 진짜 그만할 때도 되지 않았나 싶었는데 결국 또 동어반복 어휴;;
할리우드에서 영원히 잠재우는 프랜차이즈는 없다고 하지만 터미네이터는 진짜 보내줘야하지 않나 싶네요. 그동안 말만 보태던 제임스 카메론이 나름 적극적으로 제작에 관여했고 사라 해밀턴 누님까지 불러도 이게 한계라면 정말 백기 들어야죠. 오랜만에 연기, 그것도 액션해서 신나신게 티가 나고 그러면서도 여전히 포스 끝내주는 해밀턴 누님은 물론 맥켄지 데이비스도 참 간지나긴 했는데 본문에도 잘 언급해주신 작품의 한계로 그냥저냥 소모된 것 같습니다.
PC를 끼얹었더니 망했다느니 하는 헛소리들에 대한 일갈 대공감이네요. 아니 그동안 수많은 속편들은 그럼 흥했나 ㅋ
2021.12.20 20:11
그래서 차라리 사라 코너 크로니클이 사람들에게 평가가 좋았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전 한 회도 직접 보진 않았지만 설정은 대충 아는데, 지금 와서 보면 그게 가장 덜 전형적인 터미네이터 세계관 스토리였던 것 같아요. 암튼 원조 세계관을 유지하면서 평가 좋은 신작을 만드는 건 거의 불가능이라고 봐요. 시작부터 끝까지 너무 낡았고 너무 우렸어요. 차라리 터미네이터 아닌 다른 영화가 세계관을 살짝 베껴서 다른 이야길 만든다면 나을지도.
2021.12.20 17:48
디플 가입하고 봤는데, 맥켄지 데이비스 멋있었습니다. 전 나름 재미있게 봤는데요. T-800 을 6편이나 우려 먹었는데, 최신형 터미네이터는 새로와야 한다는 강박은 좀 벗어나도 되지 않을까...
그리고 2편에서 터미네이터가 좋은 아버지가 될거라는 이야기에서 연결된 것도 재미있었습니다.
2021.12.20 20:13
맥켄지 데이비스 좋죠. 말씀대로 최신형 터미네이터에 대한 강박을 떨쳐내면 오히려 액션이 좀 신선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걍 T-800이 몇 대 더 와서 육중하게 치고 받는 육박전을 벌여도 T-1000 짭들 퍼레이드에 막 가볍게 붕붕 날아다니는 21세기 터미네이터 액션들보다 재밌을 것 같기도.
아놀드 아저씨 캐릭터 풀어낸 건 좋았죠. 저도 그건 맘에 들었습니다.
2021.12.20 17:56
터미네이터 시리즈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저같은 사람들은 그럭저럭 재미있게 본 것 같아요. ㅎㅎ T2 재미없다는 소리했다가 몇십년째 구박받는 1인으로서 소신발언해봅니다 ㅋㅋ
2021.12.20 20:14
아무 기대 없이 보면 뭐 폼나는 그레이스, 간지나는 사라 코너 나오고 액션은 평타 이상 해주니 킬링 타임용으로 괜찮은 영화였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래도 이야기는 좀 더 다듬어졌음 좋았겠지만요. 사실 그레이스나 다니나 다 너무 전형적인 터미네이터 주인공들이라 너무 안 와닿았어요. 이럴 거면 차라리 둘이 연애라도 시키든가(...)
2021.12.20 19:09
2021.12.20 20:18
이게 원래 새로운 시리즈의 첫작품 격으로 기획된 물건이었죠. 일단은 기존 1, 2의 요소들을 재조합해 살짝 재탕하면서 새로운 세계관을 열어 놓고 속편부터 뭔가 펼쳐볼 생각이었나 본데... 애초에 첫 편을 성공시켜야 속편이 나오든가 말등가하는 건데 말이죠. ㅋㅋ
그 '요즘 시대에야 아무 것도 아닌 것'을 40년 가까이 붙들고 있었던 게 터미네이터 시리즈였죠. 그래서 시리즈 내에선 분명 대단했던 거라고 봐야... 하하. 해밀턴, 아놀드야 뭐. 본인 커리어 최고작이고 요즘 커리어가 영 별로니까 배우들은 나오길 원했겠죠. 제작진도 해밀턴은 시리즈 이어질 경우 계속 써먹을 캐릭터로 설정해 놨던 것 같고. (카리스마 대모!) 아놀드는 폼 나게 마지막 인사 하러 나온 것 같은데 흥행 성적이...
2021.12.20 20:16
PC무새들 지겨워요. 그와 별개로 전체적으로 실망스러웠죠. 여주는 진짜 매력없고 ㅠ 중간에 오글쩌는 대사들 어쩔(그 부분은 이러니 PC 노잼소리 들어도 할말없). 하지만 맥킨지 데이비스가 좋았고, 아놀드 옹과 해밀턴 언니가 또 나와서 또 좋았답니다. 글 올려주신 김에 또 한 번 더 볼거에요.
2021.12.20 20:21
네 다니는 정말 너무 존재감이 없었죠. 그리고 1편의 사라 코너는 그래도 평범하게 살던 여자가 충공갱에 빠지고, 개고생 끝에 살아남기 위해 강해지고... 이런 게 기본적으로는 잘 깔리면서 성장을 보여줬던 것 같은데 우리 다니찡은 그냥 어느 순간 대오각성해서 '여기가 우리의 킬박스드아아아아!!!!' 라는데 어머 쟤 갑자기 왜 저래... 라는 생각만 들더라구요. ㅋㅋ
2021.12.20 22:40
에드워드 펄롱은 연기 경력없던 생짜 초짜였는데 터미네이터2 한 편으로 떴죠. 무명 배우를 캐스팅하더라도 좀 카리스마있는 여배우로 하지 싶었어요.
2021.12.21 00:58
이 무슨 전통인진 모르겠지만 터미네이터 시리즈가 1, 2편을 제외하곤 늘 캐스팅 면에서 누구 하나는 구멍이라는 식의 소리를 들어왔던 걸로 기억합니다. 당장 이 바로 전의 '제니시스'만 해도 남녀 주인공 두 명 캐스팅이 모두 꽝이었다는 평이었죠. 그나마 '다크 페이트'는 맥켄지 데이비스라도 선방 해줬다는 평이니 전작보단 좀 나았던 걸로. ㅋㅋ
2021.12.20 21:13
전 나름 재밌게 봤다고 기억하고 있었는데,
제가 쓴 글을 찾아보니 시간여행과 타임라인에 관련된 설정에서는 불만이 많았었군요ㅎㅎㅎ
시간여행 자체가 패러독스와 설정 꼬임이 생길 수밖에 없어서..ㅎㅎ
그래도 영화적으로는 속편중에는 제일 나았는데
에드워드 펄롱은 돈들여 관리좀 시켜주고 주역은 아니더라도 곁가지 역 하나 맡겼더라면 팬들 미움도 덜 받고 사람 하나 구해주는 선행도 하고 그랬을텐데... 하는 망상(?)을 뜬금없이 해봅니다ㅎ
2021.12.20 21:39
타임 패러독스 관련이라면 대놓고 말이 안 되는 장면이 하나 있었던 것 같아요. 미래의 그 분께서 전사님 배에 좌표 찍어준 부분이요. 이미 한 사이클 돈 후에나 가능한 행동이니 영화 시작부터 이미 루프가 완성되어 있다는 얘긴지...
네. 완성도 측면에선 '제니시스'보다 나았다고 생각해요 저도. 다만 '제니시스'의 그 다 포기한 듯한 개그 & 자가 복제 신공이 묘한 재미를 줘서 오히려 재미는 그게 나았던 것 같기도 하고 애매합니다. ㅋㅋㅋ
펄롱은 좀 안타까웠죠. 본인도 다시 나오고 싶어했던 것 같은데... 그래도 그렇게 대놓고 얼굴 사용했으니 얼마라도 지불하지 않았을까요. 하하.
2021.12.21 06:43
터미네이터2 이후로 미국 시골을 떠돌았으면 터미네이터3 루트, 멕시코로 탈출 했으면 다크 페이트 루트~라는 게임 분기스러운 농담을 안할 수가 없는 영화였습니다. 함께 보신 70세 노모께서는 할머니에게 일자리를 주는 미국 만세를 말씀하셨고요. ㅎㅎㅎ
2021.12.21 08:53
그렇죠. ㅋㅋ 듀나님도 리뷰에서 언급하셨던데, 기존 터미네이터 1, 2, 3을 갖고 재조립한 후에 21세기 패치를 먹인 듯한 영화라 보는 내내 기시감 같은 게 있었네요.
린다 해밀턴 할머니는 이 프로젝트를 정말 오랜 세월 기대하셨을 텐데, 한 편으로 끝나게 되어서 되게 많이 상심하셨을 듯. ㅠㅜ
알리타와 다크 페이트의 문제점은 그냥 너무 오래되었다는 것 같아요.
결국 이렇게 될거 제임스 카메론은 2000년대 초반에 제시카 알바 주인공으로 알리타를 만들고 터미네이터 3편도 만들고 했었어야 했어요.
하는김에 알리타도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