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27 15:57
제 친구가 이 사진을 보더니 환자들 회복식 아니냐고 질타하더군요...
그냥 뭐 대단한 결심은 없었고, 최근 들어 저의 비만과 노화에 대해 좀 진지한 고민을 했습니다.
먹방이 하나의 유행인 세상이라지만 막 먹고 나면 뭔가 허무함과 제 내장을 혹사시켰다는 공허함이 더 크게 밀려오더라고요.
그리고 갈 수록 소화력이 떨어지는 걸 느꼈습니다. 위장이 예전만큼 일을 못해요. 그래서 먹는 양이 똑같아도 배가 더부룩하게 부어있는 시간이 훨씬 길어졌습니다.
잠도 잘 안오는 것 같고...
그래서 예전에 하던 두부 양배추 이런 걸 할까 하다가 최근 트렌드인 저속노화밥을 먹어보기로 했습니다!
트위터에서 정희원 선생님이 열심히 홍보중이시죠 ㅎㅎ
저 저속노화 다이어트의 핵심은 백미와 붉은 피 육류를 피하고 채식 위주의 식단으로 밥을 먹자는 건데요
이게 보면 볼 수록 이름을 참 잘 지었다고 생각하는 게, 노화를 늦추는 식단이라는 게 너무 꽂히지 않습니까?
사실 살이야 건강에 무리만 안가면 그냥 가지고 갈 수도 있고 또 마른 몸만 예쁘게 본다는 뒤틀린 미의식으로 몰고가면서 변명을 할 수도 있는데 이건 아니잖아요?
누구든 늙기는 싫죠. 그게 꼭 미용의 목적이 아니라 기능의 문제가 더 크지 않겠습니까?
내장이 너무 늙어서 일을 못하는 것 같은 불안감 때문에 일단 저 식단을 택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부분에선 제가 참 운이 좋은게 저는 저런 잡곡류를 되게 좋아합니다. 채소 먹는 것도 좋아하고요 ㅎㅎ 어지간한 다이어트 메뉴들은 다 좋아하는 편입니다.
여기다가 공복시간 늘리기를 끼얹었습니다.
밤에 잠이 안오는 게 혹시 위장이 힘이 딸려서 제 수면시간 내내 일을 하기 때문인지 궁금했거든요.
이 공복시간도 이제 널리 퍼진 다이어트 상식이더군요. 특히 노화 관련해서!!!
사람이 육체를 계속 쓰면 육체가 소모되면서 삐걱대고 제 기능을 못하게 되는 노화상태에 빠지게 되는 건데 내장도 똑같을 거란 생각을 했습니다.
진짜 별 생각 없이, 그럼 점심 먹고 다른 고체류는 일절 먹지 말아보자... 라는 계획을 짜게 되었습니다.
저는 원래 아침을 오전 10시에 삶은 계란 두개로 먹는데, 점심 시간이 오후 1시쯤에 끝나니까 얼떨결에 공복 21시간 다이어트가 되버리더군요.
그래서 5일동안 이렇게 먹었더니 어땠냐하면!!!
일단 밥은 햇반 통곡물밥을 한 그릇씩 먹었습니다.
이게... 의외로 든든합니다. 이거 먹으면 별 생각이 안들어요.
점심 먹고 양치질을 해버리면 속이 든든하기 때문에 다른 메뉴에 대한 생각이 별로 안듭니다.
거기다가 저는 저런 잡곡류를 좋아하는데, 제가 포케 먹을 때 제일 좋아하는 통밀이 많이 들어있더라구요.
씹는 식감만으로도 너무 좋아서 처음에는 맨 밥만 먹었습니다 ㅎㅎㅎ
그러다 살짝 물려서 후리카게처럼 김과 감태를 뿌려먹는 걸 샀는데 이건 좀 별로...
그리고 상추를 곁들여서 어떤 날에는 그냥 싸먹구요 어떤 날에는 저당 드레싱 뿌려서 밥 먹기 전에 먹었습니다.
어떤 날에는 단백질이 너무 땡겨서 홈플러스에서 조리해파는 훈제 닭을 살짝 곁들여서 먹었습니다.
그리고 제 결론은... 아주아주 배가 고픈 게 아니면 삶은 계란만 여기 곁들여도 저에게는 충분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자기 전까지 배가 안고픕니다... 좀 애매하게 뱃속에서 간질간질한 느낌이 들긴 하지만요.
으~~~ 뭐 먹고 싶다 저녁 먹고 싶다 야식 땡겨 미치겠다 이런 느낌이 안들었습니다.
오히려 할 수만 있다면 굳이 치팅데이 없이도 원없이 할 수 있겠단 그런 느낌이었네요.
소소한 효과가 있었는데요.
일단 메뉴 고민이나 간식거리에 대한 고민이 없어졌습니다.
네시에 초코 두유 하나 먹으면 그걸로 땡! 하니까 제가 다른 걸 신경을 안쓰게 되더라고요.
사람이 뭘 먹어야 한다는 욕망이 생기면 어떤 걸 먹어야한다는 욕망이 따라오고 밥을 먹은 다음에는 입가심으로 또 뭘 먹어야 한다는 욕망이 따라오는데 그런 게 없었습니다.
이런 고민을 덜 하게 되는 것 자체가 저에게 굉장히 정신력 소모를 줄여주는 느낌이었습니다.
거짓된 욕망에서 좀 해방되는 감각도 있었습니다.
혈당조절에서도 유리할 수 밖에 없는 게, 밥을 저렇게 간편하게 먹으니까 스낵이나 빵류에 손을 안대게 됩니다.
건강식으로 밥을 먹은 게 아까워서요 ㅎㅎ
초코두유는 이미 시켜놓은 게 있으니 어쩔 수 없는데... 그것도 나중에는 크게 땡기진 않을 것 같습니다.
주말에 몸무게 재보니 1킬로가 빠져있더라구요. 주말에 고속노화(...) 식단을 마구 먹어대서 원위치가 된 것 같긴 하지만요.
사소한 단점이 있긴 한데 이건 좀 냄새나는 이야기니까 빼겠습니다 ㅋㅋ
일단 저번주에 평일 5일은 저렇게 다이어트를 했고 어제부터 다시 시작중입니다!
다만 공복 21시간은 좀 오버하는 것 같아서 오후 네시까지만 먹고 공복 18시간 다이어트로 다시 조절했습니다.
오후 네시쯤에는 바나나나 견과류를 먹을려구요.
제가 트위터 비계를 운영중이라 저속노화 선생님께 자랑을 못하는 게 아쉽습니다.
아마 체중 감소만 목표로 했다면 이렇게 못했을 것 같은데 제 내장을 아끼고 쉬게 해주는 사장님 마인드로 하니까 별 부담없이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여러분도 혹시 식단 관리에 관심이 있다면 저 저속노화 (감속노화) 식단을 찾아보시길!!
@ 다 좋은데 저 햇반 제품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절 진짜 미치게 합니다 ㅋㅋㅋ
다음달부터는 슬로우쿠커를 사서 밥을 해먹으려고 합니다....
2024.02.27 16:44
2024.02.27 19:41
저도 막 뭘 참고 이러는 건 잘 못합니다ㅋ 근데 한번 하다보니까 그냥 이왕 한거 5일만 하지 뭐~ 이러면서 작심 5일로 하고 있어요 ㅋㅋ
예전에 제가 딱 뭐 안하면 뭐 더 먹어도 되지~ 하면서 술담배 안하니까 탄수화물이라도 떄려넣자 이런 마인드였는데 그 때 살도 엄청 찌고 몸도 엄청 붓고 그랬습니다 ㅠ
단점은... ㅋㅋㅋ 맥락을 보면 충분히 유추가 가능하십니다
2024.02.27 16:56
햇반 껍데기는 재활용못하는 쓰레기람서요?
그래도 슬그머니 플라스틱 재활용 마대에 떨궈보는 1인
2024.02.27 19:45
제가 그것 때문에 진짜 미치겠습니다~ 죄책감 너무 많이 들어요 그것만 아니었어도 계속 햇반 시켜먹을텐데!!
2024.02.27 18:10
비타민 공급원으로 오이고추, 방울토마토도 같이 드십시오. 특히 오이고추는 먹기 편하고 하나면 그날 비타민c 필요량 거의 충족.
저도 활동량이 줄고 나선 점심만 제대로 먹고 저녁은 대에충 있는 걸로 요기만 한지가 오래 되었어요.
직장 급식 먹다가 집에서 혼자 먹을 때가 많아진 후엔 먹는 걸 기록하는 앱을 쓰고 있어요. 먹는 게 거의 비슷한 식품 반복이라 별 의미가 없긴 한데 그래도 특히 기우는 영양소가 뭔지 확인은 되더라고요. 칼슘이 필요한 상태인데 보면 식품으로 칼슘 채우긴 힘들구나, 이런 거도 알게 되고요.
2024.02.27 19:48
방울토마토 챙겨서 먹겠습니다! 오이고추는 제가 고추를 잘 안먹어서...
2024.02.28 11:40
2024.02.28 12:24
와~ 정말 엄격한 다이어트네요. 저는 시작할 엄두도 못내겠는데 말이죠.
"스낵이나 빵류에 손을 안대게 됩니다. 건강식으로 밥을 먹은 게 아까워서요 ㅎㅎ" 저는 특히 이 파트가 반대로 될 것 같은데요? 건강식으로 먹었으니 간식이라도 좀 달거나 짭짤한 걸로 보상을 해주자! 이렇게 자기합리화를 할 것 같은 ㅋㅋ
사소한 단점 얘기도 해주시죠. 냄새 좀 나면 어떻습니까. 인터넷 게시물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