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0년작이니까 이제 30년 묵었군요. 오오 고전 영화!! 런닝타임은 1시간 48분이고 장르는 호러 액션 정도 되겠습니다. 스포일러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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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모 안의 사람들은 사실 그냥 엑스트라입니다.)



 - 영화는 90년작인데 배경은 97년입니다. 결국 그 시절 기준 근미래를 다룬 SF영화인 거죠. 그래서 경찰들이 이상하게 번쩍거리는 멋없는 총들을 들고 다녀요.

 암튼 배경은 L.A. 콜롬비아 마약 조직과 자메이카 마약 조직이 경찰 따위 개무시하고 시내에서 당당하게 내전을 벌이는 디스토피아(...)네요. 하지만 저 이상하게 번쩍거리는 멋없는 총을 제외하면 미래 느낌은 전혀 없구요. 뭔가 '폭력교실'의 프레데터 버전 같다는 느낌도 듭니다. ㅋㅋ


 암튼 그 갱단 전쟁의 와중에 불행하게도 경찰이 말려들고. 걷잡을 수 없이 상황이 악화되는 와중에 우리의 액션 히어로 대니 글로버옹이 나타나십니다. 과감하고 저돌적인 행동을 갱단을 자기네 건물 안으로 몰아 넣었는데 거기가 하필이면 갸들 무기 창고. 터미네이터도 1분이면 순삭해버릴 듯한 무시무시한 무기들을 챙기며 흥겨워하는 갱들 앞에 우리의 프레데터님이 나타납니다. 슥삭. 그래서 경찰들이 들이닥쳤을 땐 이미 다 죽고 가죽이 벗겨져서 거꾸로 매달려 있죠.

 이 황당한 상황 때문에 괴로워하는 글로버 할배 앞에 팔랑팔랑거리는 신입 경찰 빌 팩스턴이 나타나구요. 잠시 후엔 또 거만하고 재수 없는 90년대 FBI 개리 부시가 나타나서 '이 사건 우리가 맡으니 니넨 손 떼라잉' 이라고 윽박지르고. 하지만 또 90년대 경찰 히어로 캐릭터를 맡으신 우리 할배가 FBI 말을 들을 수 있겠습니까. 결국 상관들 경고를 다 씹어 먹고 본인과 본인의 직속 부하들을 이끌고 단독으로 이 괴사건의 범인을 찾아 나서게 되는 뭐 그런 이야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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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편과 마찬가지로 '팀'으로 시작합니다만. 1편의 팀에 비하면 전반적으로 포스가 한참...)



 - 다들 아시다시피 망작 반열에 이른 속편 중 하나입니다. 뭐 그렇게 엄청나게 못 만들었다기보단... 1편이 보여준 의외의 완성도와 임팩트에 전혀 미치지 못하는 평범한 B급 호러 액션이었던 거죠. 31년이 흐른 지금 시점에서 볼 때 이 영화의 가치라면... 뭐 먼 훗날 '에일리언 vs 프레데터'가 나오게한 떡밥 제공자라는 거. 그리고 1편에선 사실상 아무 설정도 없는 그저 괴이한 존재였던 프레데터에게 세세한 설정과 떡밥들을 던져줘서 마니아들이 즐겁게 물고 씹고 맛보고 즐길 거리를 만들어줬다는 거... 대략 이 정도가 아닐까 싶은데.

 '에일리언 vs 프레데터' 시리즈에 관심이 없고 '프레데터'라는 존재 자체가 별로 재미 없는 놈이라고 생각하는 저 같은 사람에겐 아무런 의미가 없네요.



 - 1편과의 차이점들을 대충 짚어볼까요.


 일단 걍 혼자서 프레데터 목을 꺾어 버릴 것 같았던 주지사님이 리쎌웨폰의 사람 좋은 경찰 아저씨 대니 글로버로 바뀌었죠. 사실 '프레데터2'에서 이 분의 캐릭터는 마틴 릭스 못지 않은 막무가내 터프가이 액션 히어로입니다만. 그래도 그걸 연기하는 게 리쎌 웨폰의 사람 좋은 경찰 아저씨이다 보니 좀 가오가 덜 삽니다.


 가장 큰 차이점은 배경이죠. 1편의 성공으로 제작비를 거의 두 배를 동원할 수 있었던 덕에 인적 없는 정글에서 대도시 LA로 배경 체인지! 그래서 나름 스케일 큰 장면들도 1편보다 많이 나옵니다. 그러니까 단순 비교로 말하자면 이 영화가 나오기 직전에 대니 글로버가 찍었던 '리쎌웨폰2'보다 제작비는 더 많이 들였어요.


 그리고 위에서 말했듯이, 이 '프레데터'라는 존재에 대한 설명들이 꽤 많이 들어갑니다. 사실 1편은 지금 보면 의외일 정도로 이 놈들에 대한 설명이 아예 없어요. 하지만 2편에선 대략 얘들이 왜 여기 와서 이러고 노는지... 부터 시작해서 얘네들 문화(?) 같은 것들까지 이것저것 얘길 많이 해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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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짜 주인공의 위엄. 왼손에 들고 있는 걸 잘 보시면...;)



 - 문제는 이 차이점들이 대체로 평가를 깎아 먹는 요인이 되거나, 최소한 별 보탬이 안 되었다는 겁니다.


 우선 주인공의 교체 때문에 프레데터의 가오가 안 사는 느낌이 분명히 있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전투력 쩌는 막무가내 액션 히어로인 건 맞아요. 그런데 그냥 배우가 워낙 그런 카리스마와는 정반대(...)의 이미지이다 보니 세다는 느낌이 잘 안 살고. 그래서 이런 주인공에게 쥐어 터지는 프레데터가 하찮아 보이게 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뭐 대니 글로버는 좋은 배우였고 연기도 잘 합니다만. 타고난 인상을 어쩔 순 없었기에...;


 프레데터에 대해 구구절절... 까진 아니어도 암튼 이것저것 열심히 설명을 해주는 것도 사실 별로에요. 1편에서 이 못생긴 괴물놈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는 '도대체 뭐하는 놈인지 왜 이러는지 하나도 모르겠어'였습니다. 이것저것 설명을 하다 보니 미스테리어스한 존재라는 신비감이 걷어져버리고. 또 그러면서 설명되는 내용들이 별로 재밌지도 않아요. 솔직히 좀 바보 같습니다. ㅋㅋㅋㅋ


 마지막으로 도시를 배경으로 한 것도 뭐. 도입부의 백주 대낮 갱단 액션이라든가, 중반부의 지하철 장면. 그리고 높은 빌딩을 뒤에 두고 프레데터가 폼 잡는 장면처럼 나름 그걸 활용해보려는 아이디어들은 많이 있습니다만. 연출력이 받쳐주질 않습니다. ㅋㅋ 결국 이게 액션으로 활용되어야 의미가 있는 건데, 이 영화의 액션 중 90%는 그저 인간들이 우와아아아아앙아아아아!!! 하고 중화기를 쏘아대면 프레데터가 투명화된 채로 슬슬 걸어와서 슥슥 썰어버리는 패턴의 반복이에요. 리즈 시절 존 맥티어난과 굳이 비교하지 않아도 이 영화의 액션 연출은 많이 모자랍니다. 그나마 클라이막스의 FBI vs 프레데터, 그리고 바로 이어지는 주인공의 1:1 대결은 봐줄만 합니다만. 그 전까진 참 별로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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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전 액션보단 호러가 찍고 싶었습니다!)



 - 덧붙여서 감독님이 원래 B급 호러 성향 감독이시더라구요. '나이트메어5' 같은 걸 만드셨던 분이고... 그래서 그런지 고어도 참 많고 전반적으로 호러 영화의 느낌이 강합니다만. 그것도 그리 훌륭하진 않습니다. ㅋㅋ 그래도 필모를 찾아보니 지금까지도 드라마 에피소드 몇 개씩 맡아 연출하는 식으로 꾸준히 커리어를 이어나가고 계시더군요. 여전히 장르물 쪽에 관심이 많아보이구요. 살아남으셨으니 강한 걸로 간주하고 일단 뤼스펙.



 - 대충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솔직히 막 재미 없게 보진 않았거든요? ㅋㅋ 근데 제가 느낀 재미 중 대부분은 그저 80~90년대 장르물들에 대한 추억에서 나온 거였어요.

 와! 저 때는 저게 멋있어 보였겠지? 저 때는 저게 폼 난다 생각했겠지? 와 맞아. 저땐 저런 식의 캐릭터랑 전개들이 많았지. ㅋㅋㅋ 대략 이런 것?

 막판 에일리언 떡밥, 그리고 프레데터 설정 놀이 때문에라도 시리즈의 팬이라면 보시는 게 좋을 영화지만 그런 분들이면 진작에 다 보셨을 것이고.

 아직 안 보신 분들이 굳이 시간 내서 보실 필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냥 차라리 1편을 한 번 더 보세요. 그건 참 알차게 잘 만든 영화였으니까요.




 + 유니폼 느낌으로 다들 비슷한 복장을 하고 선글라스를 쓰고 다니는 거만하고 재수 없는 FBI와 현장 형사의 대립. 팔랑팔랑 나대다가 주인공에게 한 방 맞는 기자. 그렇습니다. 90년대 미국 액션 영화들은 다 그랬죠. ㅋㅋㅋ



 ++ 그리고 보니 흑인 원탑 액션 히어로입니다? 그것도 나름 예산 크게 들인 블럭버스터 무비인데요. 사정은 잘 모르겠지만 그냥 왠지 일단 액셀 폴리를 찬양해야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뭐 대니 글로버 본인의 '리쎌 웨폰' 경력도 보탬이 됐겠지만요. 원래는 주지사님이 출연할 예정이었는데 '터미네이터2' 때문에 그 쪽으로 갈아타셨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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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이 미래의 총이다! 1997년만 되면 다들 이런 거 들고 다닌다고!!)



 +++ 아무리 생각해봐도 '프레데터'의 설정은 별로 재미가 없습니다. 뭐 우주를 떠돌며 이 별 저 별의 고등 생명체들을 사냥하는 긍지 높은 전사!!! 라고 우기고 싶은 것 같은데... 기본적인 근력과 신체 구조가 압도적으로 인간을 능가하는 놈들이 총알도 튕겨내는 강력 갑옷 & 투명화라는 사기 스킬 & 지구에선 한참 오버 테크놀로지의 무기까지 쓰면서 양민 학살하고 다니는 게 뭐 그리 긍지 높은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명예로운 전사 놀이를 하고 싶다면 최소한 그 갑옷은 벗고 투명화 스킬은 해제하고 붙어야죠. 이런 놈들이 지구인으로 태어났으면 분명히 콜옵 하면서 핵 쓰고 킬 수 자랑했을 거라니까요.



 ++++ 빌 팩스턴은 '스트리트 오브 파이어'에 이어서 여기서도 좀 철 없이 팔랑팔랑하고 나대는 캐릭터로 나옵니다. 근데 또 그게 대충 어울리게 생겼어요. 근데 연도를 보면 고작 몇 년 후에 대변신을 하고 그게 쭉 이어지게 되는데... 그 몇 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ㅋㅋ

 그리고 이 양반은 결국 에일리언 시리즈와 프레데터 시리즈에 다 나온 사람이 되었네요. 덤으로 터미네이터에도 나왔구요. '천만영화 출연 배우'라고 네이버에서 도장 찍어줘야 하지 않나 싶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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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까불까불 젊은이 빌 팩스턴찡...)



 +++++ 갑자기 '비버리힐스 캅' 시리즈를 정주행하고 싶어지네요. '리쎌웨폰' 시리즈두요. 아아 저는 왜 리쎌웨폰 시리즈 블루레이 박스 셋트를 안 사뒀던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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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 어글리 머더...)


 그리고 다정하고 상냥한 우리들의 이웃 프레데터찡의 사진으로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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