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찮은 일상 글(3)

2021.09.13 22:12

thoma 조회 수:395

1.  치킨 좋아하세요? 저는 싫어하지 않는 편이지만 일 년에 한 번도 잘 시켜먹지 않습니다. 가끔 생각 나도 너무 기름지거나 양념이 저에게 안 맞는 맛이거나 그럴까봐 어디 걸 시켜야 좋을지도 모르겠고 해서 관둬버려요. 근데 마트에서 파는 냉동 반조리 제품을 샀는데 이거 맛이 괜찮네요. 냉동 상태 그대로 튀기기만 하면 맛이 나요. 반은 고추장, 설탕, 물엿, 물 조금씩 섞은 양념을 묻혔고 반은 그냥 프라이로. 바삭하고 괜찮아요. 500그램 8000원 정도니 기름값 쳐도 값도 싸고요. 집 기름 쓰니 마음도 개운하고요. 에어프라이 없어서 기름 튄 거 뒷정리하는 번거로움은 좀 있었습니다만. 


오늘 날씨 좋아서 창 열어서 기름 냄새도 빼고 살짝 배고픈 상태에서 먹고 나니 음~ 내 손이 내 딸이네, 했어요. 이런 말 들어보셨나요? 오래 전에 할머니 사실 때 한번씩 하시던 말씀인데 딸의 노동에 그만큼 의지하고 산 옛날 사람들 생활에서 나온 말이겠습니다.


2.  직장 생활 초기에 윗 사람이 신문을 읽다가 공책에 뭘 적곤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되기를 자신이 모르는 새로운 단어들이라고 했어요. 주로 영단어가 많았습니다. 적어서 뜻을 알아보며 변화에 적응하려던 것이었는지, 좋은 성적이 필요한 학과를 나온 분이니 뭐 공부가 몸에 배어 그런 것인지, 라고 그때는 좋게 보며 대충 보고 지났는데 지금도 기억에 남아 있네요. 그 이후 만난 윗 사람들은 개인적으로 공부하는 모습을 보인 사람이 없어서일까. 공부랄 것도 없는 소소한 것이긴 하지만, 직장에서 개인 공부를 한다는 것이 적절하냐 안 하냐는 제가 몸 담은 직장은 경계가 애매해서 문제가 되진 않습니다. 다 일과 관련이 있다면 말이 돼서. 


이 이야길 꺼낸 이유는 제가 조금은 그러고 있어서입니다. 트위터에서 한번씩 남의 글을 보기만 하는데 무슨 말인지 모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영단어라서 그럴 땐 그러려니 하며 찾는데 우리말인데도 모를 때가 있어요. 줄임말이나 인터넷에서만 쓰이는 말인 경우가 많은데 점점 그런 말이 많아진다는 느낌입니다. 예전에도 듀게에 이런 문제로 글이 한번씩 올라왔던 기억이 있는데 오늘은 제가 쓰게 되네요. 아마 트위터는 글자 수 제한도 있으니 그런 경향이 더 강한 듯 합니다. 


3.  프라임 비디오에 '미스터 로봇' 1회를 봤습니다. 라미 말렉은 지구인 같지 않고 이티 닮았네요. 혼자만의 세계에서 간혹 외부로 나오는, 저런 식으로 말하고 표정짓는 청소년을 언젠가 본 것 같아요. 이 세계에선 페이스북 안 하는 사람은 이상한 사람이군요. 저는 휴대폰 널리 갖기 시작했을 때 폰이 없다 그러면 왜? 하고 쳐다보는 일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걸 카카오톡에서 느낍니다. 사용하고 있는 걸 당연하게 여기네요. 조금씩 일상이 불편해지기 시작합니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을 다들 어떻게 유지 관리하는지 신기합니다. 저는 듀게에 글 띄엄띄엄 올리고 댓글 띄엄띄엄 달고 내 가게 없이 거리를 왔다갔다하는 기분으로 다녀도 비중을 꽤 차지하는데 자기 가게 떡하니 차려 놓고 매일 물건 들여 놓고 관리하는 이들은 능력자입니다. 하지만 그 능력은 별로 탐나지 않습니다.


4.  가끔 댓글에 듀게도 이런 수준이 됐냐 그러는 분이 있는데 예전에 '게시판에 이상한 인간이 이상한 글을 자꾸 쓴다'고 사람들이 듀나님께 자주 신고를 하니 '그런 말 하지 말고 여러분이 좋다고 생각하는 글을 써서 올리면 된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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