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스트 앤 본 De rouille et d'os (2012)

2013.04.30 17:15

DJUNA 조회 수:11876


자크 오디아르의 [러스트 앤 본]은 캐나다 작가 크레이그 데이비스의 단편집 [러스트 앤 본]에 수록된 두 단편인 [러스트 앤 본]과 [로켓 라이드]를 각색한 작품입니다. 두 단편의 주인공은 모두 남자예요. 각각 독립된 작품이라 만나지도 않고요. 하지만 오디아르는 [로켓 라이드]의 주인공을 여자로 바꾸고([예언자] 이후 남자들만 나오는 영화를 연달아 만들고 싶지 않았답니다) 단편의 이야기를 오프닝에 넣었습니다. 그리고 그 주인공을 [러스트 앤 본]의 주인공과 만나게 해서 이야기를 만든 뒤에 [러스트 앤 본]의 이야기를 영화 끝에 붙였지요. 아, 물론 무대는 프랑스고요.

그렇게 해서 만든 이야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주인공 알리가 아들 샘과 함께 등장합니다. 그는 단편 [러스트 앤 본]의 주인공으로 얼떨결에 아들을 맡아 키우게 된 삼류 복서입니다. 먹고 살려고 여러 가지 일을 하던 그는 곤경에 빠진 범고래 조련사 스테파니를 만나 집까지 데려다 주는데, 이 사람이 바로 [로켓 라이드]의 주인공을 성전환시킨 인물이죠. 이들이 만난지 얼마되지 않아 [로켓 라이드] 클라이막스의 사고가 일어납니다. 범고래의 갑작스러운 습격 때문에 스테파니가 두 다리를 잃게 된 거죠. 

여기서부터 알리는 스테파니의 인생에 들어옵니다. 알리는 스테파니의 친구를 자청하며 잡일을 도와주고 수영을 할 수 있게 바다까지 데려다고 종종 섹스도 해줍니다. 이들의 관계는 상당히 깊은 편이지만 과연 로맨틱한 수준인 것인지요. 알리에게 스테파니는 유일한 섹스 파트너가 아닙니다. 스테파니는 알리의 다른 여자친구들을 질투하고 종종 그에 대한 소유욕을 드러내긴 하지만 그렇다고 둘 사이를 로맨틱하게 보고 있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보다는 서툴게 새 인생을 시작한 두 사람의 연대감이 더 중요합니다.

이들의 이야기에는 로맨틱할 여유가 부족합니다. 그러기엔 안고 있는 문제점이 크죠. 이들 중 진짜 육체적 고통을 겪는 사람은 스테파니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두 다리를 날려버리고 평생 할 거라 생각한 일에서 쫓겨났으니까요. 하지만 알리의 고민도 만만치 않습니다. 경제적 문제가 가장 먼저 들어와요. 하지만 저에겐 그가 형편없는 아빠라는 사실이 더 큰 문제점 같습니다. 나쁜 사람은 아니에요. 하지만 무디고 눈치가 없으며 아이를 형편없이 다룹니다. 몇몇 장면들은 기계적으로 스크린을 향해 비명을 지르고 싶을 지경입니다.

분명한 드라마나 방향이 있는 영화는 아니지만, [러스트 앤 본]은 두 주연배우의 진솔한 연기와 캐릭터에게 연달아 닥치는 현실적인 문제점을 효과적이고 드라마틱하게 처리하면서 관객들의 주의를 놓지 않습니다. 이야기의 균형을 본다면, 스테파니가 오페라 여자주인공처럼 육체적 고통을 아름답고 강렬하게 표현하는 동안, 알리는 비교적 우리에게 가까운 현실세계의 영역에서 사실적인 고민들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당연히 마리옹 코티야르가 연기하는 스테파니 쪽에 시선이 더 끌리기 마련이지만, 이건 그냥 역할 분담의 문제 같습니다. 실제로 이야기의 비중은 알리 쪽이 더 크니까요.

신경 쓰이는 것은 영화의 제목과 연결된 [러스트 앤 본]의 이야기입니다. 독립적인 이야기로는 강렬하죠. 하지만 영화 [러스트 앤 본]의 결말로는 조금 생뚱맞습니다. 그 때문에 잘 풀리고 있던 스테파니의 이야기가 갑자기 중단된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요. 그 이야기를 넣더라도 이보다 더 그럴싸하게 이야기를 맺는 방법이 있었을 겁니다. (13/04/30)

★★★☆

기타등등
코티야르가 불어로 연기하는 걸 참 오래간만에 봅니다. 

감독: Jacques Audiard, 배우: Marion Cotillard, Matthias Schoenaerts, Armand Verdure, Céline Sallette, Corinne Masiero, Bouli Lanners, Jean-Michel Correia, Mourad Frarema, Yannick Choirat, 다른 제목: Rust and Bone

IMDb http://www.imdb.com/title/tt2053425/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9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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