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영화 잡담

2021.06.06 16:17

어디로갈까 조회 수:633

프랑스 영화의 보편적인 느낌은 무엇일까요. 제게는 아담하고 깔끔하고 소소한 이미지입니다. 제일 처음 저를 매료시켰던 프랑스 영화는 TV에서 명화시리즈로 방송해준 마르셀 까르네의 [천국의 아이들 Les Enfants Du Paradis]이었어요. (한국에서는 '인생유전'이라는 제목으로 소개된 듯.) 
넋을 잃고 봤습니다. 곧  DVD를 구입했죠. 제 나이 여덟살 때였어요. 뒤이어 르네 끌레르, 장 르누아르, 쥘리앙 뒤비비에, 르네 끌레망 감독 영화들이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하지만 제가 제일 좋아하는 감독은 아녜스 바르다입니다. [끌레오]를 봤을 때 무엇 때문인지 충격을 받았고, 중딩 때 천리안 영화게시판에다 난생처음 영화감상문을 쓴 게 그 영화인데 글이 남아 있지 않아서 아쉽습니다. 

저는 프랑스 영화 1세대를 모르고 위에 언급한 2세대 감독들의 작품을 봤을 뿐입니다. 이른바 '누벨 바그'죠. 
누벨바그는 1950 말에서 시작해 60대 초까지 프랑스 영화를 혁신 시킨 새로운 운동을 지칭합니다. 확고한 공통분모를 가지고 결집한 운동은 아니었으나 기존의 영화문법을 버리고 자신만의 표현으로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개성있고 재기넘치고 신선하고 유니크한 영상으로요.

아버지와 휴일 바둑 중인데, 갑자기 영화 쪽으로 대화 방향이 흘렀어요. (서로를 견제하는 술수랄까~ ㅎ) 갑자기! 이제 와서 알랭 레네 감독을 파리에서 만나본 적이 있다고 하셔서요. 그의 나이 예순살 무렵이었고 은발이었는데도 미소가 깨끗하고 정중하고 겸손한 에티튜드였는데,  무엇보다 피부가 너무 희었던 기억이 강하게 남아있다시는군요. 제가 고딩 때 알랭 레네의 [히로시마 내 사랑} 감상문을 올린 적도 있고 잘 쓴 감상문이다고 칭찬까지 하셨으면서도 왜 그때는 그와의 인연에 대해 아무 말씀도 안 하셨던 걸까요. (먼산)

네는 소년시절 중고시장에서 8mm 촬영기를 만난 후 영화의 삶이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반 고흐] [게르니카] 등 단편영화로 주목받기 시작했는데, 그 중에서도 나치수용소를 그린  단편영화 [밤의 안개]가 명작이었다고.
뭐, 다시 바둑판으로 돌아갑니다. 언젠가부터 저를 한번도 못 이기는 아버지에게 애틋한 마음을 가진 채.

뻘덧: 어머니가 저의 [히로시마 내사랑] 리뷰를 가지고 계시는지 여쭤보고 있으면 함 올려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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