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년작이고 런닝타임은 2시간 2분. 스포일러는 없게 적겠습니다...만. 결말이 대충 어떤 '방향'인지는 안 적을 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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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씨로 보는 분들께 : 이미지가 너무 커서 죄송합니다. ㅠㅜ)



 - 911 테러의 준비는 사실은 독일 함부르크에서 시작되었다... 라는 토막 시사 상식(?)을 자막으로 알려주며 시작합니다. 그래서 그 이후로 함부르크가 미국을 비롯한 각국의 정보 기관들이 각축을 벌이는 장이 되었다나요. 

 영화가 시작되면 바로 그 함부르크에 위험 인물 하나가 밀입국에 성공합니다. 독일 첩보 기관이 바로 그 사실을 인지하지만 냉큼 잡아 넣을 생각은 없어요. 분명히 요 놈이 뭔가 큰 일을 꾸미기 위해 들어왔을 것이고, 두고 보며 감시하다가 그 윗선, 더 큰 물고기를 낚아 보겠다는 거죠. 하지만 같은 구역에서 활동 중인 타국 정보 기관들은 또 생각이 다르고... 그래서 가끔씩 대표끼리 은밀히 만나서 알콩달콩(?) 다툼도 벌이고... 그러는 얘깁니다. 와. 제가 쓴 도입부 요약 중에서 제일 짧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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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격 극사실주의 스파이 무비! 배우들의 미모는 익스큐즈 플리즈...)



 - 이런 '사실주의적 스파이물'이 다 그렇듯이, 초반을 따라잡기가 좀 피곤합니다. 등장 인물도 많은 편이기도 하지만... 머릿수가 문제가 아니라, 얘들이 도대체 무슨 속으로 행동하는지, 지금 하는 행동이 무슨 의미인지에 대해 철저하게 안알랴줌! 으로 일관하기 때문에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의 '모스트 원티드 맨'인 밀입국자 젊은이는 과연 테러를 하러 온 건지 정말 착하게 새 삶을 살아 보려고 온 건지. 그를 쓸 데 없이 열정적으로 돕는 맥아담스 변호사님은 그냥 순진한 정의파인 건지 아님 어디 끄나풀인 건지. 되게 카리스마 있는 척하며 등장하는 윌렘 데포의 정체는 무엇인지. 뭣보다 이들을 감시하며 뒤쫓는 독일 조직 보스 필립 세이무어 호프먼 아저씨는 도대체 얘들을 어쩌자는 건지. 목표를 이루고 나면 쟈들을 챙겨줄 맘은 있기나 한 건지... 등등 인간들의 속내를 전혀 알 수가 없거든요. 하긴 이게 본격 리얼 스파이 체험이긴 하겠습니다만.


 이 모든 것들이 대략적으로 정리가 되고, 드디어 각 캐릭터들의 성격과 역할, 앞으로의 대략의 전개 방향을 눈치채게 해 주는 타이밍이 런닝 타임의 정확하게 절반 지점입니다. 그리고 이 지점부터 이제 갑자기 확 몰입도가 올라가고 전개에 속도도 붙어서 끝까지 와다다 달리게 해 주... 긴 하지만.


 결국 이게 2시간 2분짜리 영화이니 대략 한 시간을 깜깜 막막 갑갑함 속을 아주 느긋한 속도로 헤매며 곧통받는 체험을 해야 한다는 얘깁니다. ㅋㅋㅋ 원래 이런 스타일의 스파이물에 익숙하신 분들이라면 괜찮겠지만. 꽤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 초반을 보다 '믿고 거르는 명단'에 존 르 카레 이름을 올려놓고 싶어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뭔가 비슷하게 사실적인 스파이물들 중에서도 유난히 느리고 막막한 느낌이었어요.






 - 하지만 그만큼 후반부가 좋습니다. 그 답답한 전반부가 흔히들 쓰는 표현으로 '빌드업' 역할을 제대로 해 주는 거죠. 반환점을 돌고 나면 우리 호프먼 보스님을 비롯해서 다수의 캐릭터에게 정이 붙고, 심정이 복잡해지면서 ㅂㄷㅂㄷ하는 맘으로 결말을 기다리게 되고, 그러는 가운데 이야기 전개가... 아 이건 좀 스포일러라 말을 못 하겠군요;


 암튼 그러합니다. 아예 볼 생각이 없는 분이라면 논외겠지만 앞부분 보다가 고통을 느끼시는 분들은 어떻게든 한 시간만 버텨보세요. 충분히 보상해줍니다. 그 결말이 맘에 들고 안 들고를 떠나 아무튼... 보상은 주어집니다. ㅋㅋㅋㅋ 다 보고 나면 상당히 강렬한 인상이 남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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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파이 업계에 영국맛만 있는 게 아니라능!!!)



 -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 아저씨의 유작... 이라기보단 마지막 주연작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죠. 언제나 그랬듯 연기 좋습니다. 뭔가 리얼 스파이물이라고 하면 자동적으로 '영국맛' 스타일이 많이 떠오르는데, 그거랑 전혀 다른 느낌. 추레하기 짝이 없는 옷차림에 수트빨 따위와는 전혀 거리가 먼 몸매를... 하하; 하지만 워낙 연기가 좋으니 막판에 가면 이 양반 멋지구나. 매력적이구나. 이런 생각이 막 들어요. 

 윌렘 데포나 레이첼 맥아담스 같은 배우들도 충분히 잘 해 주고, 미국 조직으로 나오는 로빈 라이트도 멋지고 폼 나면서 프로페셔널한 느낌이 아주 좋더군요. 그 와중에 밀입국자 청년은 쓸 데 없이 잘 생겨서 맥아담스랑 커플 맺어주고 싶고 막(...)


 그리고 호프만 선생님의 정보원 역할로 '메시아' 님께서 나오시더라구요. ㅋㅋㅋㅋㅋ 반가웠습니다. 세월 차이가 있다 보니 더욱 더 쌩쌩하고 훈훈한 비주얼! 그 드라마 시즌 2가 나와서 본격 아마게돈 환타지로 날아가버렸음 저는 재밌게 봤을 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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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체 아닙니다.)



 - 당연한(?) 얘기지만 액션 같은 건 없습니다. 사실 딱히 긴장감 느껴진다 싶은 장면이 전반부엔 아예 없고 후반에도 많진 않아요. 미행과 그걸 따돌리는 장면이 한 번 나오긴 하지만 뭐 무난한 전개구요. 납치 장면 두어번 정도 빼면 정말 비폭력 평화주의적 스파이물이라 하겠습니다. 뭐 이것도 '리얼' 계열 스파이물에선 흔한 특징이긴 하지만 암튼 그렇구요.


 그래도 마지막 임무 성패가 결정되는 그 순간의 긴장감은 아주 강렬하고 좋았습니다. 그리고 그 후의 전개(...)두요. ㅋㅋㅋㅋ



 - 솔직히 이런 장르 좋아하시는 분들은 어차피 개봉 당시에 다 보셨을 거라 이제와서 제가 이걸 추천하네 마네 하는 게 의미가 있겠나 싶습니다만.

 잘 만든 영화입니다. 리얼 세계에서 리얼 스파이들이 리얼한 작전을 벌이는 모습이란 이런 거란다... 라고 보여주는 느낌이지만 막판에 가면 강렬한 드라마와 '훅'도 한 방 준비되어 있구요. 배우들도 좋고 연출도 좋고 독일 이곳저곳의 풍광도 '스산한' 류의 풍경 좋아하는 분들에겐 잘 맞을 것이고. 끝까지 버텨내기만 성공하면 재밌는 영화에요. ㅋㅋ

 다만 '예전에 비슷한 영화 봤는데 나랑은 영 안 맞더라'던 분은 이것도 그냥 패스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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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충 이렇게 몰래몰래 쉬쉬 대화하면 장면이 영화의 거의 절반이라고 보심 됩니다. ㅋㅋㅋ)




 + 마지막 장면에서 느낀 감흥에 대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보고도 싶지만 스포일러라서 말을 꺼낼 수가 없네요. 암튼 꽤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결말이었어요. 



 ++ 역시 이미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는 얘기지만... 다들 영어를 참 잘 하네요. ㅋㅋㅋㅋ 오히려 종종 맥아담스의 대사가 뻣뻣하게 들릴 정도로 모두들 지나칠 정도로 영어를 잘 합니다. 뭐 스파이들이야 그럴 수 있는데 그냥 독일인들끼리 떠들 때도 다 영어 대사를 깔아 버린 건 사실 좀 완성도를 깎아 먹는 게 아니었나... 싶기도 하더군요.



 ++++ 그러고 보니 이게 19금 영화였네요. 왜죠. 키스씬도 안 나오고 누구 쥐어패는 장면 하나 없는 평화주의적 영화인데요. 호프먼 아저씨가 너무 쉴 새 없이 실내 실외 안 가리고 줄기차게 담배를 피워서 청소년들에게 악영향을 줄까봐 걱정이라도 들었나. 신비로운 등급입니다.



 +++++ 글 마무리하려다 보니까 다니엘 브륄을 아예 언급도 안 해 버렸군요. ㅋㅋㅋ 근데 그럴만도 합니다. 주인공팀의 일원으로 나오는데 정말 비중이 없어요. 

 그리고 새삼스럽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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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인의 명복을 빌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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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 배역들의 영화 속에선 단 한 순간도 안 나오는 해맑은 웃음 장면으로 긴 사족을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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