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확장팩이 두 개 나와 있는 게임이지만 저는 게임패스에 들어온 게 본편 밖에 없는 관계로 본편만 끝냈습니다. 스포일러는... 할 게 없어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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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작사는 레메디 엔터테인먼트. '맥스 페인' 시리즈의 성공으로 가장 유명하고 그 후론 판매량 폭망했지만 열성 덕후들을 많이 거느린 '앨런 웨이크'를 만들었구요. 이 때부터 환상특급(!) 분위기의 스토리 중심 게임으로 방향을 완전히 잡아서 아예 실사 드라마를 접목한 '퀀텀 브레이크' 같은 게임을 만들었지만 이것도 판매량 폭망(...) 회사가 망하네 마네 하던 와중에도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또 비슷한 컨셉으로 만들어 내놓은 게 이번에 제가 플레이한 게임, '컨트롤' 입니다.



 - 스토리 측면에서는... 시작부터 '이건 레메디 게임입니다!!!!!' 라는 티를 팍팍 내요. 의도된 과장되고 어색한 앵글, 영문을 알 수 없는 독백, 자세한 설명 없이 괴이한 공간으로 알 수 없는 인물이 걸어들어가서 다짜고짜 해괴한 초자연 현상들을 체험하며 헤매고 다니는 거죠. 대충 말하자면 FBC, 페더러 뷰로 오브 컨트롤... 이라는 FBI 짭 같은 이름의 비밀 정부 조직이 있고, 이들은 미국 각지에서 일어나는 초자연 현상을 관찰하며 자기들이 그걸 연구하면서 동시에 대중들에겐 알려지지 않도록 막는 맨 인 블랙 같은 일을 하는 곳입니다. 얘들이 머무는 본부 건물은 뉴욕에 있는 '올디스트 하우스'라는 건물이고 이 건물은 자신의 의지가 있어서 보통 사람들은 그 앞을 지나쳐다니면서도 그 건물을 인식하지 못하게 됨은 물론이고... 수시로 구조를 바꾼답니다. 본인(?) 의지로요. (사실 게임 전개의 편의를 위한 나 편할대로 설정이죠 ㅋㅋㅋ) 

 암튼 주인공 '제시'는 십수년 전에 자신의 고향 마을에서 거대한 초자연 현상을 겪었고 그 여파로 마을 사람들이 모두 사라져버렸으며 그나마 살아 남은 남동생은 이 FBC가 증거 인멸을 위해 납치해가 버렸어요. 그 동생도 구하고 자신에게 일어났던 일도 파악할 겸 FBC를 찾아 헤매다가 드디어 이 '올디스트 하우스'에 도착한 그날 밤 이 곳에선 이미 엄청난 일이 벌어져 버렸고 그래서 주인공의 기나긴 고생밤이 시작된다... 대략 이런 식으로 스타트를 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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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한복판에 있는 건물 '지하'에 이런 공간이... ㅋㅋㅋㅋㅋㅋㅋㅋ)



 - 근데 뭐... '앨런 웨이크'와 '퀀텀 브레이크'를 이미 해봤거나 그 소문을 들어보신 분들이라면 짐작하시겠지만, 이런 스토리는 사실 큰 의미가 없어요. 어차피 떡밥은 계속해서 던져질 것이고 그 중에 속시원하게 풀릴 것은 거의 없을 것이며 설사 이 게임이 히트를 쳐서 속편이 나와도 결국 이야기는 완결되지 못할 겁니다. 그러니 소비자로서 가장 적절한 태도는... 그냥 그 분위기만 즐기는 거죠.


 다행히도 이 게임의 작가이자 제작 총책임을 맡고 계신 양반은 그런 '분위기' 조성을 꽤 잘 합니다. 그리고 이런 분위기, 즉 난해하고 어두컴컴하면서 거창하게 미스테리어스하고 분위기는 게임판에선 그리 흔한 게 아니어서 나름 즐길만 해요. 참고로 이 양반이 늘 레퍼런스로 삼는 것이 스티븐 킹, 데이빗 린치와 '환상특급' 시리즈인데요. 이 '컨트롤'의 분위기는 그 셋 중에선 환상특급 에피소드들에 가깝다는 것도 참고로.



 - 어쨌든 게임이니까!! 게임에 대해서 말하자면, 초능력을 쓰며 싸우는 TPS 총질 및 길찾기(...) 게임입니다. 이 역시 지난 두 개의 게임들과 동일하죠.

 다만 지난 두 게임을 거치면서 주목받았던 장점을 그대로 살리고 지적받았던 단점들은 대폭 개선했다는 거. 총질은 쉽고 단순하면서도 시원시원한 타격감이 잘 살아 있고, 초능력들은 쉽게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유용한 것들로만 구성되며 그걸 활용하기 위해 주어지는 에너지도 넉넉합니다. 또한 전투의 양이 대폭 늘어나서 '뭐 좀 재밌어지려니 끝이네'라는 소릴 들었던 전작들의 가장 큰 문제를 개선했죠. 난이도 조절도 적당해서 쉽게쉽게 진행하는 기분이 들면서도 잠시만 방심하면 금방 죽고요. 챕터마다 클리이맥스에 보스전을 최소 하나씩은 배치해 놓는 식으로 페이스 조절도 잘 해놨습니다.


 한 마디로 재밌어요. 재밌는 액션 게임입니다. 순수하게 액션만 놓고 평가했을 때 분명히 상위권에 넣어줄 수 있는 게임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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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끈한 액숀!!!)



 - 비주얼도 꽤 좋아요. 사실 이 회사가 최적화를 잘 못하는 회사라 게임을 내놓을 때마다 욕을 먹었는데요. ㅋㅋ 최적화를 잘 못하는 대신 비주얼 자체는 그만큼 있는 기술 없는 기술 다 써가며 잘 뽑아주는 회사이기도 했죠. 이번엔 사양이 받쳐주는 PC판이 함께 나왔기 때문에 작년에 나온 엔당 30번대 그래픽 카드 쓰는 분들이라면 아주 훌륭한 비주얼을 구경하실 수 있을 거에요.

 노파심에 덧붙이자면 기술력 뿐만 아니라 미술 디자인도 좋고 장면 연출도 꽤 훌륭합니다. 이건 언제나 이 회사의 장점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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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그래픽 카드 쓰세요~ 특히 엔비디아 걸로. 30번대로요. 전 못 삽니다. ㅋㅋㅋㅋ)



 - 덧붙여서 이 게임도 요즘 트렌드를 따라 오픈월드(라고 해봐야 결국 건물 하나 안입니다만)식 구성을 선택하고 npc들에게 서브퀘스트를 받아서 할 수 있게 해놨는데요. 그 양이 그렇게 많진 않지만 나름 다 스토리가 있고 신경 써서 적절하게 들어가는 드립들이 있어서 꽤 괜찮은 편입니다. 동시에 역시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전투만 죽어라고 할 수 있는 서브퀘스트들이 있고, 그 보상으로 무기나 초능력 업그레이드를 위한 귀한 재료들을 줘서 보상도 괜찮아요.


 위에서도 말 했지만 옛날 옛적 '맥스 페인' 시리즈의 영광 이후로 내내 강성 덕후들만 거느린 흥행 실패작만 만들어내던 이 회사가 절치부심해서 정말 오랜만에 만들어낸 수작 액션 게임입니다. 전 늘 지지하는 소수에 속하던 사람이었던지라 이 게임 하면서 참 기분이 좋더라구요. ㅋㅋ



 - 다만... 당연히 단점이 있습니다. 그것도 분야별로 다양하게, 사람 취향에 따라 치명적일 수 있는 단점들이요.


 일단 스토리가 말이죠. 앞서 말했지만 엔딩까지 봐도 아무 것도 해결되지 않습니다. 장편 시리즈의 프리퀄격으로 만들어진 스페셜 에피소드 두어편 정도 본 기분이랄까요. 게다가 이게 워낙 '정체 불명의 존재'들이 가득한 이야기라 본편만 엔딩 봐가지고선 이해가 되는 게 거의 하나도 없다시피 합니다. 아무리 분위기가 그럴싸하다지만 스토리가 이 정도로 불친절해서야 좀... 

 또 스토리 설명 컷씬을 최소화하고 돌아다니면서 발견하게 되는 문서들과 영상들로 세계관과 상황을 이해하라... 는 식의 구성도 좀 문제입니다. 일단 그 양이 너무 많아요. 그리고 어차피 다 읽어 봤자 결국 이해가 안 되다보니 나중엔 영상들 같은 경우엔 걍 재생만 시켜 놓고 미션 수행하러 가버리게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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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속 영상으로 계속해서 보게 되는 이 양반. 나중엔 걍 영사기만 발견하면 자동으로 짜증이 납니다. 게임 흐름 끊긴다고!!!)



 그리고 배경이 되는 건물의 구조가 상당히 복잡하고 난해하게 되어 있는데요. 거기에 덧붙여서 내비게이션 기능이 없고, 화룡점정으로 미니맵이 진짜 거의 도움이 안 됩니다. (여러층으로 되어 있는 건물인데 층별로 보기가 안 됩니다 ㅋㅋ) 결국 미션 마커가 떠 있는 구역 근처까지 가서 건물 내 표지판을 열심히 읽고 또 그 와중에 숨겨진 샛길 같은 걸 열심히 찾으며 헤매야 하는데 그 난이도가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얼마 전에 했던 제다이 게임에도 같은 단점이 있어서 욕을 좀 했는데, 이걸 해보니 제다이 게임은 정말 친절한 거였어요. ㅋㅋㅋ 정말 챕터마다 몇 번씩은 길 때문에 화가 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이 게임엔 재료 수집을 통한 성장 요소가 있는데요. 무기 종류를 늘리고 그 무기들을 업그레이드하고 동시에 초능력 관련 스탯을 업글하는 겁니다. 이걸 적절히 해주는지 여부에 따라 중반 이후로 게임의 난이도가 확 달라지게 되는데요. 주어지는 재료들이 상당히 짭니다. 서브퀘를 열심히 하고 특히 죽어라고 전투만 하는 일종의 '트라이얼' 성격의 선택 미션들을 열심히 하지 않으면 충분한 업글이 불가능해요. 게다가 이게 어떤 재료가 소중하고 어떤 재료는 흔한지 등등을 본인이 스스로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늘 아무 생각 없이 플레이하는 저 같은 바보는 중반쯤에 시스템에 대한 몰이해로 재료들을 엉뚱한 데 소진해 버려서 엔딩을 볼 때까지 무기 두 개는 아예 만들지도 못 했네요. ㅋㅋㅋ 그나마 만든 무기들 중에 풀업까지 달성한 건 처음에 주어지는 기본 무기 하나 뿐이었구요. 초능력 스탯은 던지기 스킬 하나만 만랩을 찍었고 나머지 초능력은 아예 건드리지도 못 했어요. 대신 체력, 에너지 업글은 둘 다 반 이상 하긴 했지만 그래도 서브퀘도 나름 좀 하면서 진행했는데도 엔딩까지 이 모양이라면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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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보기엔 멀쩡하지만 알고보면 이 게임의 최종, 최강 빌런인 '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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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짤처럼 거의 모든 스킬 다 찍으려면 진짜 엄청난 서브퀘 반복 노가다를 해야합니다. 전 결국 반도 못 찍고 엔딩.)



 - 대충 이쯤에서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앨런 웨이크, 퀀텀 브레이크를 하면서 '얘넨 액션 시스템 잘 만들어 놓고 왜 게임 속에서 써먹지를 않지?'라는 아쉬움을 느끼셨던 분들이라면 꼭 해보시길. 드디어 레메디가 시스템만 잘 만드는 걸 넘어서 그걸 재미로 전환시키는 데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ㅠㅜ

 환상특급 에피소드들을 연달아 달리는 느낌으로 소소하게 괴상한 소재와 이야기들을 물량전으로 즐기고 싶으신 분들도 괜찮을 거에요. 그런 분위기를 이 정도로 잘 살리면서 때깔 좋게 보여주는 '게임 제작사'는 별로 없습니다.

 다만... 이 이야기는 절대 완결되지 않을 이야기라는 거. 그리고 맵 찾기는 정말 격하게 짜증나서 3D 세상에서 길 찾기가 너무 싫으신 분들이라면 촉수를 엄금합니다. ㅋㅋㅋ




 + 게임 도중에 놓치거나 안 건드린 서브퀘스트들은 엔딩 본 후에도 다 이어서 플레이하며 해결 가능합니다.

 마찬가지로 못 해 본 업그레이드도 그러면서 다 해보고 한을 풀 수 있겠죠.



 ++ 사실 게임 중에 읽게 되는 문서들은 대부분 농담입니다. 메인스토리에 관계 있는 척, 진지한 척 하지만 결국 농담이죠. 왜냐면 이게... 결국 'SCP 재단이 실재한다면' 이라고 요약 가능한 세계관이고 사건들이거든요. 그러니까 이런 정색한 농담을 어떻게 받아들이냐... 에 따라 소감이 많이 갈리게 되는 문서들이고 스토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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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포스트잇이 무한 복제되어 도배되는 초자연 현상!! 같은 걸 진지하게 각잡고 이야기하면 그게 좀...)



 +++ 주인공 '제시'의 얼굴이 걸그룹 레인보우의 멤버 노을과 너무 닮아서 한동안 적응이 힘들었습니다. ㅋㅋㅋ



 ++++ 전 역시 엑스박스 게임패스로 플레이했구요. 다만 여기엔 본편만 딱 담겨 있어서 추가 스토리를 하고 싶으면 dlc를 사야 하는데... dlc 두 개를 다 사면 그냥 얼티밋 에디션이 조금 할인하는 가격과 별 차이가 없어집니다. 게다가 나중에 차세대 버전으로 업글을 하고 싶으면 무조건 얼티밋 버전으로 일괄 구매한 경우에만 적용을 해준다고 하니 게임패스로 조금 맛만 보시고 맘에 들면 그만 플레이한 후에 얼티밋을 사서 하시는 게 나아요. 왜냐면 돈이 너무나 궁했던 레메디가 일반판과 얼티밋 에디션이 세이브 파일이 공유 안 되게 해놓았거든요. 게임패스로 엔딩 본 저 같은 사람은 차세대 버전 '컨트롤'을 하고 싶으면 게임을 다시 사서 처음부터 다시 해야하는 겁니다... 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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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전 재밌게 했습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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