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들이 사는 나라 Where the Wild Things Are (1963)

2010.02.11 19:45

DJUNA 조회 수:9509

Maurice Sendak (글/그림)

[괴물들이 사는 나라 Where the Wild Things Are]... 제목 번역이 그다지 마음에 안 드는군요. 역자가 '괴물'이라고 번역한 것은 monster가 아니라 wild thing입니다. 야수가 더 가까운 번역일지도 모르겠어요. 아니면 우리 마음 속에 아직도 숨어있다가 가끔가다 튀어나와 아직도 인간이 포유류의 한 종에 불과하다는 것을 인식시켜주는 길들여지지 않은 그 어떤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리고 모리스 센닥의 이 기념비적인 동화책은 바로 그 기질 때문에 수많은 도서관에서 내쫓겼답니다.

주인공 맥스는 바로 그 기질의 폭발 때문에 벌로 자기 방에 갇힌 소년입니다. 그러나 갇히다니, 천만의 말씀~~! 오히려 맥스의 상상력은 극도로 확대되어, 그의 방은 나무들이 우거지고 넓은 바다가 펼쳐진 새로운 세상으로 변합니다. 맥스는 요트를 타고 항해 끝에 괴물들이 사는 나라에 도착합니다. 거기서 그는 그들을 다스리고 왕으로 군림합니다! 왕방울만한 눈들에 무시무시한 뿔이 난 야수들과 맥스가 벌이는 야만의 축제는 이 책의 하일라이트입니다.

그러나 축제 뒤의 허무함은 맥스에게도 찾아옵니다. 야수성을 축제로 모조리 날려버린 소년은 이제 집이 그립고 어머니가 차려주는 저녁이 그립습니다. 그는 쫓아오는 야수들을 뿌리치고 다시 집으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 아직도 따뜻한 저녁이 기다리고 있었어요...

[괴물들이 사는 나라]는 1963년에 출간된 이후 이 세기에 나온 가장 중요한 그림책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모리스 센닥은 이후로 [깊은 밤 부엌에서]와 [저 너머에는]과 같은 진짜 걸작들을 연달아 발표합니다. 그리고 고맙게도 최근들어 그의 작품들이 우리나라에도 소개되고 있지요. 그저 기쁠 따름입니다.

네버랜드 Picture Books에서 번역본이 출간되어 있습니다. 원서는 Harper Collins에서 하드 커버와 패이퍼백 둘 다 나오고 있으니까 될 수 있는 한 원서를 구입하시기를. 번역으로는 아무래도 맛이 안 살지요. 오페라로 각색되기도 했으며 리스닝 북으로도 나와 있습니다. (95/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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